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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빠진 스포츠②] 캐릭터 굿즈에 지갑이 열리는 이유 “귀여움과 경험에 뺏기는 마음…캐릭터 콜라보 시대, 앞으로도 계속”

입력 : 2025-05-02 07:00:00 수정 : 2025-05-01 17: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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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2일부터 포켓몬과 콜라보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피카츄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어요!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안 살 수 있나요.”

 

 프로스포츠 구단이 귀여운 캐릭터와 손을 맞잡자, 팬들은 그 매력에 푹 빠졌다. 구단이 내놓는 유명 캐릭터와의 IP(지적재산권) 콜라보레이션에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미 유니폼은 물론 다양한 굿즈가 집에 차고 넘치지만, 귀엽고 한시적으로만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 굿즈에 기꺼이 한번 더 지갑을 연다. 한국 프로스포츠계엔 캐릭터 콜라보 전성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캐릭터를 통해 스포츠와 연결된 굿즈나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으니,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이에 팬들이 열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캐릭터 콜라보가 없으면 서운할 정도다. 프로야구는 구단 별로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와 협업해 굿즈를 쏟아내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는 아예 산리오와 손을 잡고 26개 팀 각각의 짝꿍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함께 다양한 캐릭터 상품 및 의류를 선보였다. 이에 헬로키티는 FC서울, 시나모롤은 울산HD, 폼폼푸린은 광주FC, 한교동은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여기에 최근 성수동에서 ‘K리그-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오픈런까지 등장하는 등 팝업스토어를 찾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FC안양 팬 김지철 씨가 마이스윗피아노×안양 봉제 인형 키링을 들고 있다. 사진=최서진 기자

 국내 프로스포츠단에서 마케팅팀장을 역임했던 김경민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는 “팬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크다. 손쉽게 스마트폰, SNS를 통해 어떤 굿즈가 나왔고 어떤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런 콜라보가 있어도 팬들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팬들이 열광하는 데엔 ‘경험’이 있다. 캐릭터 콜라보는 단순히 귀여운 물건을 구매하는 만족을 넘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프로야구 롯데는 2일부터 3주간 ‘포켓몬’과 손잡고 부산 사직야구장을 테마 공간으로 꾸민다. 이 기간 높이 15m에 달하는 초대형 피카츄 에어벌룬, 롯데 유니폼을 입은 피카츄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피카츄 디자인이 적용된 커스텀 포토카드를 만날 수 있는 부스도 있다. 더불어 클리닝 타임에는 포켓몬 주제가 ‘우리는 모두 친구’를 부르는 시간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짱구와 캐릭터 콜라보를 선보인 바 있다. 짱구가 직접 나와 시구까지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짱구가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 교수는 “단순히 야구를 보는 데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직접 경기장에 가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유형이 늘었다”며 “최근 콜라보 이벤트를 보면 단순하게 유니폼을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비싼 유니폼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포토존, 포토카드, 이모티콘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구단도 팬들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당분간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 전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잔망 루피’ 등과 콜라보한 프로야구 LG는 우승을 차지한 2023년보다 매출액이 87% 신장하는 성과를 냈다. 김 교수는 “잘 팔리니까 계속한다. 오픈런이 발생할 정도의 인기 아닌가. 특히 야구는 매일 2만여 명이 몰리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잠재적인 매출 가능성이 생긴다”면서 “당분간 이런 콜라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기 IP 보유 회사는 물론, 스포츠 구단도 수익성 있는 사업이란 걸 확인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됐다”고 짚었다.

지난해 LG와 잔망 루피가 콜라보를 진행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캐릭터 콜라보 굿즈는 지적재산권이 포함된 만큼 일반 굿즈보다 가격이 높다. 기꺼이 지갑을 열며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을 위해 질 높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 교수는 “팬심을 이용해 불쾌감, 불만을 줘선 안 된다. 소비자도 합리적인 가격대에 대한 감이 있다. 프로 구단은 팬들에게 꿈의 세계다. 과도한 마케팅으로 팬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며 “사실 팬들은 팬심이 있다 보니 조금만 매력적이어도 구매할 거다. 그러니 구단들은 굿즈의 질과 이에 알맞은 가격 책정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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