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을 위해!”
챔피언결정전 문턱에 선 두 팀이 한목소리로 외친다. 정상에 올라 기필코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마련하겠다는 다짐이다.
남자프로농구 SK와 LG가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미디어데이에서 입씨름을 펼쳤다. 전희철 SK 감독과 조상현 LG 감독을 비롯, 정규리그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 안영준과 베테랑 가드 김선형(이상 SK), 2001년생 영건 듀오 양준석, 유기상(이상 LG)이 참석해 저마다의 포부를 밝혔다.
미디어데이의 ‘묘미’이자 단골손님인 우승공약 질문도 이날 함께했다. 양 팀 모두 팬들을 향해 애칭을 꺼내며 특별한 감정을 고백했다. 김선형은 “우승한다면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공주’들과 팬미팅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통합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단순한 기쁨으로만 끝낼 생각은 없다. 시즌 내내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이들과 웃으며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는 “팬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상대 팀(LG) 팬들만큼이나 우리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공주들을 위해 꼭 우승한 뒤 팬미팅까지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양준석 역시 LG 팬 애칭인 ‘세바라기’를 언급, 이색적인 공약을 내놨다. 바로 야구장 데이트다. 같은 모기업을 둔 프로야구 LG의 잠실 야구장 홈경기에서 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LG 트윈스 선수들이 안타 출루 후 농구 세레머니로 우릴 응원해 준 게 생각이 났다. 거기에 보답도 하고, 팬들과 함께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야구장 예매는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 팀 사무국을 믿는다. 우승만 하면 다 알아서 해주신다고 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처럼 공약은 각양각색이었지만, 그 중심엔 하나같이 팬들이 있었다. 4강 PO 시리즈를 거치며 양 팀 모두 응원 열기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 체감했다.
유기상은 “창원과 울산을 오가면서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 홈에선 상대 팀이 압도될 수밖에 없었고, 원정은 마치 홈 같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세바라기들과 함께 축제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4강 PO서 다소 부진했던 안영준은 절치부심의 자세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게 많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선 내가 미쳐 보겠다”고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6개월의 대장정 속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다. 누가 웃든, 그 기쁨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한 시즌의 결실은 물론, 팬들과 함께 쌓아온 서사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 시즌 최종장에서 과연 누가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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