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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의 봄, 페스티벌 붐④] “일회용품 NO·다회용기 YES”…품격 높이는 ‘친환경 페스티벌’

입력 : 2025-04-22 07:00:00 수정 : 2025-04-22 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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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음악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현장. AP/뉴시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페스티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먹는 재미다. 흥겨운 분위기 속 음식과 주류 소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일회용품의 배출량이 특히 높다. 페스티벌 기간이 끝나면 어김없이 쓰레기더미로 신음하는 부작용에 결국 일부 주최사들은 일회용품 반입 금지라는 결단까지 내렸다. 이후 수년째 일회용품·쓰레기 없는 친환경 페스티벌이 퍼지고 있다. 친환경에 관한 인식 강화에 이동 수단인 차량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심각성도 대두하고 있다.

 

 일회용품 반입이 금지된 페스티벌 입장시 가장 먼저 거치는 관문은 소지품 검사다. 현장 스태프들은 가방 속까지 샅샅이 살피고 일회용기를 찾아낸다. 과자 봉지, 음료수병도 반입 금지다. 작은 젤리 한 봉지조차 단속의 대상이다. 불편할 법도 하지만 수년간 지속한 규정은 관객에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온라인상에 페스티벌 꿀팁을 검색하면 다회용기를 활용 노하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기요 임직원과 자립준비청년들이 2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다회용기 배달음식을 먹고 있다. 뉴시스 제공.

 대부분의 음악 페스티벌이 몰려 있는 서울은 2022년 ‘제로웨이스트 서울’을 선언한 바 있다. 2022년 이후 서울재즈페스티벌,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등 총 69개 축제장에서 87만개의 다회용기가 사용됐다. 2년 동안 약 1039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했으며 일회용 플라스틱 2185개(약 378톤 규모) 줄이기에 성공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1000명 이상 행사에 일회용품을 전면 금지했다. 2026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 10% 감축, 재활용률 10% 제고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서울숲재즈페스티벌에서는 다회용기 배달 시스템이 도입됐다. 보온 유지의 장점이 있는 스테인리스 용기에 음식이 포장돼 온도는 지키고 뒷정리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장에서 파는 음식도 플라스틱 다회용기에 제공했다. 다회용기를 공급한 리턴잇에 따르면 서울숲재즈페스티벌에서만 2만4890개 이상의 일회용품을 줄어 43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를 냈다.

 

 지난해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는 3일간 총 15만명의 관객이 찾았다. F&B존 29개 식음료 매장에서 사용된 다회용기는 총 27만5370개로 일회용 폐기물 약 2.8톤을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 당시 한국환경공단은 관련 캠페인을 전개해 관람객의 환경인식 제고와 친환경 글로벌 음악축제로의 공연문화 확립에 힘썼다.

 

 사실 해외에서 먼저 이러한 움직임이 퍼졌다. 영국 최대 음악축제인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2019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판매,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2023년엔 페스티벌 역사상 처음으로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선례를 남겼다. 모든 생산 시설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로 운영되거나 태양광 패널, 배터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발전기에 사용된 바이오 연료는 폐식용유로 만들어졌다.

 

 또 세계적인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는 2019년 11월 공연이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이유로 월드투어를 잠정 중단하고, 환경에 해가 덜 가는 방식으로 투어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2022년 재개된 월드투어는 탄소 발생량을 이전 투어의 5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번 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투어 한국 공연도 저탄소 공연이다. 관객에겐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됐고,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을 금지했다. 배부된 자이로 밴드는 친환경으로 제작, 공연을 마친 이후 전량 회수한다. 공연장 곳곳에 태양광 타일을 설치하고, 객석 한편에 관객의 운동에너지를 전력으로 만드는 키네틱 플로어 등을 통해 대체 에너지를 공연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콘서트 중간엔 티켓 수익금 일부가 산림 복원·해양 정화·탄소 포집 기술 지원·환경법 제정 등에 사용된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상영한다.

영국 최대 음악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현장. AP/뉴시스.

 영국에서 열린 100개의 음악 콘서트를 조사해 지난해 발표한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페스티벌의 46%가 현재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지속가능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31%는 탄소 배출 감축 조치를 채택했다.

 

 국내 음악 페스티벌의 주 소비층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다. 다회용품 사용의 불편함은 잠시 환경 보호의 뿌듯함은 길게 남는다. 공연도 즐기고 환경도 지키고자 하는 관객의 작은 인식의 변화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들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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