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1년여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 중증외상센터부터 계속되는 의학 드라마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연이은 시청률 부진 속 작품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오는 12일 첫 방송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의사 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시즌1과 2 모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다.

◆지난해 전공의 파업 불똥…의학 드라마 릴레이 흥행 기대
‘전공의생활’은 당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지난해 5월 첫 방송될 예정이었다. 티저 영상까지 공개하며 홍보 활동을 진행했으나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료계 집단 파업 사태가 변수가 됐다. 전공의들의 파업 및 집단 사직으로 인해 전공의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고 의료계 집단 전체에 대한 대중의 반발심이 커졌다. 전공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드라마는 이같은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고 결국 편성은 무기한 연기됐다.
1년여 만에 편성을 확정한 배경에는 줄줄이 이어진 의학 드라마의 활약이 컸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국내 중증외상치료의 열악한 현실을 꼬집으면서 주인공 백강혁(주지훈)이 의료계 부조리를 시원하게 타파하는 이야기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공개 10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 받았다.
디즈니+ ‘하이퍼 나이프’는 메디컬 스릴러 장르로서 시청자 눈도장을 찍으며 의학 드라마 인기를 이었다.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면서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드라마다. 공개 일주일 만에 올해 선보인 한국 콘텐츠 중 디즈니+ 글로벌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다 시청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슬의생 세계관 확장”…사회초년생 공감 노린다
전공의생활 역시 의학 드라마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로 명품 드라마로 불리는 만큼 스핀오프 ‘전공의생활’ 또한 기대감이 모아진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시리즈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신원호 PD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이전 시리즈와의 세계관 연결성이 특히 주목된다.
우선 ‘99즈’로 불렸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역 조정석, 전미도, 정경호, 유연석, 김대명의 특별출연이 예정됐다. 신원호 PD는 “너무 흔쾌히 응해줬다. 정경호, 김대명은 왜 매회 안 나오냐고 했다. 부탁을 할 것도 없이 다들 너무 흔쾌히 응해줬고 특별출연이라는 말 쓰지 말고 출연자 크레딧에 넣어주길 원할 정도로 자기 작품처럼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한 ‘전공의생활’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경인 율제병원 본원이 아닌 종로 율제병원으로 이동해 한층 넓어진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신 PD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세계관을 확장해서 외견을 넓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같은 색을 지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스핀오프를 준비했다”며 “상징인 율제병원으로 통일감을 주고 종로 분원으로 장소를 이동해 닮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줬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특히 산부인과를 주요 배경으로 했다. 양석형(김대명) 교수의 전공인 산과를 비롯해 드라마에서 비교적 다뤄진 적이 없는 부인과까지 두 과를 아우르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선물한다.
신 PD는 “산부인과로 집중도를 높이되 산과와 부인과의 이야기를 모두 다루며 신선함을 더해보자는 계획”이라며 “산과에서 삶의 시작을 다룬다면 부인과에서는 아프고 생을 마감하기도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인생이 간접적으로나마 가장 잘 보이는 과가 아닐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지난 시리즈가 그랬듯이 의학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성장기에 초점을 맞췄다. 직장인이자 어른으로 한 번의 성장을 마친 교수들이 아닌 사회에 첫발을 뗀 사회초년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년 차 레지던트 주인공 오이영 역의 배우 고윤정을 비롯해 신시아·강유석·정준원 등이 출연해 사회초년생의 공감을 부를 예정이다.
모든 것이 낯선 레지던트들이 1인분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사회초년생 시절을 연상케 하며 이전 시리즈와는 또 다른 공감과 감동을 선물할 예정이다.
◆시청자 기대 ↑…방송사도 흥행 절실
시청자 기대감 또한 남다르다.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0일 발표한 OTT 콘텐츠 시청자 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전공의생활’은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2’ 등 쟁쟁한 기대작들을 제치고 인지율과 시청의향률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공개를 앞둔 드라마·예능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만큼 벌써부터 흥행을 정조준했다.
tvN 입장에서도 ‘전공의생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내 남편과 결혼해줘’,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정년이’ 등으로 흥행불패 행보를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민호·공효진 주연의 기대작이었던 ‘별들에게 물어봐’는 혹평과 함께 2%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고 이선빈·강태오 주연의 ‘감자연구소’는 1%대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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