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장을 내민 김혜성(LA 다저스)이 입단 첫해 마이너리그서 시즌을 맞이한다. 도쿄 시리즈를 앞두고 일본행 티켓을 놓친 그는 다저스 산하 트리플A 구단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2025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잇따른 타격 부진에 끝내 아쉬움을 삼켰다. 다저스는 12일(한국 시간) 스프링캠프 선수 명단을 정리, 김혜성을 필두로 투수 바비 밀러, 내야수 데이빗 보티,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 등 7명을 마이너리그 캠프로 보냈다.
이 발표 직전까지도 김혜성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같은 날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 중도 투입돼 2타수 무안타 1삼진에 머물렀다. 올 시즌 그의 빅리그 시범경기 최종 기록은 15경기 출전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다. OPS(출루율+장타율)의 경우 0.613을 기록했다.
내, 외야를 두루 소화하는 만능 유틸리티 면모는 충분히 입증했다. 그러나 힘 있는 타구를 만드는 데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클리블랜드전에서도 2루수와 중견수를 오간 가운데 5회 말 내야 땅볼, 8회 말 헛스윙 삼진에 그친 게 방증이다.

시범경기서 나온 김혜성의 장타는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솔로포가 유일하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저스 입단 후 전반적인 타격폼을 뜯어고치는 등 변신에 몰두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 투수가 즐비한 MLB의 빠른 공, 변화구에 적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진 못했지만, 다음 기회를 엿봐야 한다.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반등을 도모한다. 절치부심과 함께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다저스엔 멀티포지션 소화 선수가 넘친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토미 에드먼부터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등이 그 방면에선 이미 보여준 게 많다.
관건은 역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조금씩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월(14타수 1안타·타율 0.071)과 3월(15타수 5안타 0.333) 기록 비교만 해도 두드러진다. 김혜성이 바뀐 타격폼을 자신의 것으로 완벽하게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 다저스는 일본으로 이동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총 31명의 선수가 도쿄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며,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즈 상대 연습경기를 치른 뒤 개막 엔트리 26명을 가려낼 예정이다. 이어 18, 19일 도쿄돔에서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 2연전을 펼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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