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뜩이는 재능으로 눈도장을 ‘쾅’ 찍었다. 내친김에 개막 엔트리 진입까지 노린다.
샛별들의 질주가 시작된다. 처음 프로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서 피, 땀, 눈물을 쏟았다. 다음 목표는 확고하다. 이들은 시범경기에서 1군 생존을 위한 마지막 테스트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를 꿰찬 좌완 정현우(키움)는 곧장 선발진 한자리를 예약했다.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와 하영민, 김윤하 등과 함께 마운드 앞문을 책임질 예정이다. 프로 무대 적응 속도가 탁월하다. 이번 대만 가오슝 캠프에선 3경기 등판,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3일 대만 가오슝 핑동 야구장서 열린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전에 선발로 나와 2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인 게 백미였다. 선수 본인은 서두르지 않는다. “시즌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 소식을 알린 한화는 이번 캠프를 통해 양손 가득 꽃놀이패를 쥐었다. 광속구 우완 정우주와 완성형 제구력을 갖춘 좌완 권민규가 연일 형들 부럽지 않은 실력행사로 코칭스태프들의 이목을 끌었다. 둘의 합류는 독수리 군단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준우승 팀 삼성은 무려 4명의 신인이 캠프 일정을 완주했다. 투수 배찬승, 내야수 심재훈, 차승준, 외야수 함수호 넷은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가볍지 않은 존재감을 뽐냈다는 후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렬한 활약을 남긴 건 역시 1라운더 좌완 배찬승이다.
배찬승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서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KBO리그 챔피언 KIA 상대로 연습경기 등판,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청백전 두 차례까지 포함하면 4경기 4이닝 동안 점수를 한 차례도 내주지 않았다. 강속구 재능도 돋보인다. 최고 시속 152㎞까지 나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배찬승을 캠프 투수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현시점 필승조 새 얼굴이 유력하다.

193㎝ 정통파 우완 김동현(KT)도 빠지면 섭섭한 이름이다. 호주 질롱에서 시작해 일본 오키나와까지 이어진 1군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의 냉철한 심사 기준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개막 엔트리 8부 능선은 넘었고, 시범경기 활약이 관건이다.
우완 김영우(LG)는 임시 마무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이 강점, 염경엽 LG 감독도 거듭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위기 속 기회를 엿본다. LG는 지난해 12월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상황이다. 여기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장현식마저 스프링캠프 소화 도중 발등을 다쳤다. 이에 김영우가 뒷문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것. 이제 갓 프로 선수가 됐지만, 나이에 맞지 않게 배짱은 두둑하다는 평가다.
한 지붕 라이벌 두산에선 연습경기 내내 무실점 행진을 펼친 능구렁이 투수 홍민규가 개막 엔트리 청신호를 밝혔다. 유희관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극찬했다.
동기 내야수 박준순도 주목할 만하다. 곰 군단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재호 SPOTV 해설위원의 등번호 52번을 물려받은 그는 탁월한 수비 능력과 콘택트 능력을 토대로 1군 내야 백업 역할을 노리고 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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