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의 굵직한 뼈대는 고겸(최우식)과 김무비(박보영)의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서브 커플로 여겨졌던 이들의 스토리가 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준영과 전소니가 선보인 러브스토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이야기였지만 애틋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감정선을 선보여 최우식·박보영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했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극 중에서 이준영은 천재라 자부하지만 현실은 무명 작곡가인 홍시준 역을 맡았다.
이준영은 홍시준을 통해 학창 시절부터 늘 자신을 믿어준 여자친구 손주아(전소니)와의 이별과 시나리오 작가가 된 손주아와의 재회, 그 후의 사연을 섬세한 터치의 연기로 그려내며 현실감 넘치는 열연을 펼쳤다.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이준영은 “로맨스라는 장르는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서사를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특별하게 헤어진 상태로 시작을 하다 보니까 사석에서 (전소니와) 얘기를 많이 했다”며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을 했고 제가 조금 더 듬직하게 챙기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어색한 것들이 풀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았다”고 전소니와의 연인 호흡을 돌아봤다.
홍시준과 손주아는 7년간 교제하면서 서로를 알지 못했고 누구보다 미숙했다. 결국 홍시준은 학창시절부터 늘 자신을 믿어준 손주아에게 연애 7주년에 갑작스럽게 이별 통보를 받고 5년 만에 그녀와 재회하면서 흔들린다.
“주아를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지 저는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제가 날선 말로 엄청 공격을 하거든요. 그러다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옛날 모습까지 겹쳐서 보이기도 하고, 주아한테 ‘세 번만 만나’자고 했을 때 주아에 대한 마음이 다시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주아는 없는 게 확실해 보이기도 하고 시준이는 확인을 해보고 싶다. 그러다가 결론적으로는 결국 맞지 않는다. 주아는 완벽히 정리가 된 상태니까 시준이는 거기서 놓아주어야 한다고 느꼈고 마지막에 그렇게 이별을 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은 있긴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다.”

다만 시청자 애틋함과 아련함을 자극했던 커플이었던 만큼 두 사람의 재결합을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준영은 “재결합은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어 “왜냐하면 주아는 이미 확고했다. 완벽히 정리가 된 상태고 저만 혼자 헷갈려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결합을 안 하는 게 모두에게 아름다운 결말이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마지막 서로의 감정을 정리하고 이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이별 키스’ 또한 시청자 사이에선 여러 해석이 나왔다. 홍시준과 손주아가 감정을 털어내는 매개체로 키스를 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헤어진 사이이고 재결합을 안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키스를 하는 게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준영은 “저도 처음에는 ‘어? 이렇게 해서 정말 끝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까 굉장히 설득력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좋았고 슬펐고 아팠던 여태까지의 감정들을 한 번의 입맞춤으로 인해서 완전히 훌훌 털어내버릴 수 있는 매개체였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면 분명 또 같은 비슷한 이유로 서로 힘들어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그 어느 배우보다 쉴 새 없이 작품이 공개되고 있는 이준영이다. 지난해 주연으로 나선 세 작품이 공개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만 해도 ‘멜로무비’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 2’, KBS2 ‘24시 헬스클럽’ 공개를 앞뒀다. 최근에는 tvN ‘원경’에 특별출연을 하는 등 전방위적 활약 중이다.
배우로서 다작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자칫 몰입을 해칠 수도 있다. 이준영은 “그 부분이 사실 제일 걱정되긴 하다. 시청자의 몰입이 많이 깨지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제가 깨야 될 숙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 일할 때 지치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걸 또 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고 배우로서 의욕을 드러냈다.
체력적으로 부담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잠잘 시간 조금만 줄이면 괜찮다. 차에서 대본을 엄청 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체력적으로 조금 지쳤던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작업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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