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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탑(최승현), 그 사건 이후 8년 만에 고백…#빅뱅재결합 #캐스팅논란 #대마초

입력 : 2025-01-17 18:56:52 수정 : 2025-01-17 18: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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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인조 그룹 빅뱅으로 데뷔한 탑(최승현). 빅뱅은 미국 언론사 LA타임스가 “지난 10년간 K-팝을 통틀어 가장 성공한 밴드”라는 평을 남길 정도로 2세대 아이돌 붐의 주역이다. 글로벌 파워를 자랑한 그룹의 래퍼였던 그는 연기에도 도전한다. 본명 최승현으로 영화 ‘포화 속으로’(2010), ‘동창생’(2013)에 출연해 배우 자리를 제대로 꿰찼다. 지금과 달리 연기돌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충무로,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상을 받은 건 그가 유일했다.

 

높이 날았던 만큼 추락의 충격도 컸다.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결국 2022년 ‘봄여름가을겨울’을 끝으로 빅뱅에서 탈퇴한다. 팬과 SNS 댓글 기싸움 논란, 은퇴 시사 발언으로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맞은 그.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를 통해 얼굴을 보이기 전까지 매체에선 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8년의 침묵 끝에 본지와 만난 최승현은 그간 하지 못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대기실에서 나온 그…서서 취재진을 맞이했다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게 됐다. 이 결정을 하기까지 신중하게 적절한 시기를 고민하다 용기를 냈다. 그동안 송구스러운 점도 많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 20대 때 굉장히 찬란하고 영광스러웠던 순간들, 그리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후 제 과오로 인해 처음 겪게 된 추락과 몰락이 저조차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 어둠 속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정신도 피폐해져 있었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들었다. 모든 게 부정적, 자기혐오가 많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판단력이 없어서 여러 실수를 저지른 거 같다.”

 

-작품 행사에 불참하다가 갑자기 인터뷰 일정이 정해진 이유가 있나.

 

“홍보 일정에서 제외가 된 것은 당연히 저의 결정 권한 밖의 일이다. 저는 모든 결정에 따랐다. 다만 이번 인터뷰는 요청을 드렸다. 그간 못 나눈 대화와 저로 인해 벌어진 저의 과오에 대해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전엔 인터뷰 명분이 없었다.”

 

-오랜만에 인터뷰하는 소감은.

 

“마지막 인터뷰가 11년 전 ‘타짜: 신의 손'(2014)이더라. 오늘 인터뷰를 함으로써 첫 시작점에 선 기분이다.”

 

◆빅뱅 탈퇴와 연예계 은퇴에 대해

 

-2020년 SNS를 통해 “한국에서 컴백은 안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후 은퇴 기사가 쏟아졌는데.

 

“라이브 방송에서 은퇴를 언급한 뉘앙스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 당시에는 정말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무너져 있었던 시기였다.”

 

-지난해 8월 데뷔 18주년을 맞은 빅뱅을 축하하는 팬 계정들을 차단하면서 ‘빅뱅 지우기’라는 추측이 나왔는데.

 

“절대 아니다. 소통의 창구가 없었다. 그래서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은 게 사실이다.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가 되고 많은 생각을 했다.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빅뱅이라는 팀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줬다. 그런 사람으로서 뭇매를 맞고 질타를 당하는 것은 저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 과오의 꼬리표로 인해 더는 팀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과 죄책감 때문에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2020년부터 팀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했었다. 봄여름가을겨울 음악 프로젝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했다. 멤버들은 가족 같은 존재다. 헤어진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게 괴로웠다. 아무래도 재결합을 원하는 팬들이나 과거 빅뱅 모습을 원하는 분들이 제 아이디를 태그 하시는데, 그걸 보는 게 괴로웠다. 미안하고 염치가 없어서 떠난 사람인데, 팬들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싶지 않았다. 멤버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그런 마음은 아니었다.”

 

-멤버들과 연락을 하나.

 

“염치가 없어서 연락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다시 연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마 전, 멤버들의 무대 모습을 보며 멋지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뿐이다.”

 

-빅뱅으로 재결합할 가능성은 없나.

 

“제 과오가 워낙 크고,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재결합은 힘들 것 같다. 오퍼가 온다 해도 돌아가기엔 염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성공을 응원하며 조용히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러브콜 ‘0’…손 내밀어 준 황동혁 감독

 

-가수가 아닌 배우로 복귀했다

 

“제작사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 타노스라는 캐릭터와 제 과거가 맞닿아 있고, 이미지가 박제될 수도 있어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마음을 먹고 보낸 오디션 영상과 수차례 대본 리딩을 통해 캐스팅됐다. 지난 10년 동안 저라는 사람을 찾아주고,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 타이밍에 황동혁 감독님이 손 내밀어 주셨다.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타노스라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타노스는 전형적인 실패한 힙합 루저 캐릭터였다. 캐릭터의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매력을 살리려고 했다. 또 감독님이 써준 랩이 더 길었는데, 글자수를 줄였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랩과 행동을 설정했다. 초등학생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한, 릴스나 쇼츠로 사용할 만한 랩을 하려고 했다. 

 

-국내에선 연기력 논란이 일었다.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라 생각한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어떤 의견이든 겸허히 받아들인다. 반응을 통해 더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Squid Game S2 Choi Seung-hyun as Thanos in Squid Game S2 Cr. No Ju-han/Netflix © 2024

-배우들과 친분으로 캐스팅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제가 작품에 민폐가 되는 것 같아서 무너졌다.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심어주셨고,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해내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판단했다.”

 

◆최승현의 진심, 그리고 

 

-인터뷰에 용기 낸 이유는.

 

“정말 다른 이유는 없다. 제가 그동안 있던 일들에 대해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제 저도 스스로 정신적으로 단단해졌고 느낀다.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어떤 시간을 보냈나.

 

“무너져서 힘이 없었을 때, 거의 사회생활을 단절하고 집과 작업실만 왔다 갔다 하면서 음악 만들기만 몰입했다. 7∼8년 동안.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고, 마이크 앞에 있을 때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저라는 사람의 존재 목적에 대해 깨닫게 된 부분도 있다. 음악을 만들면서 조금 되살아났던 거 같다. 그게 아니었다면 일어서지 못하지 않았을까.”

 

-기자로서 정말 안타까웠던 게 있다. 비슷한 또래 중 연기 잘하는 배우로 불렸는데 대마초 사건으로 그 시간이 사라져버려서. 

 

“저는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그 또한 제가 겪어야 할 어둠의 시간이었다. 제가 그런 어둠의 그늘에서 느낀 건, 조금 더 성장한 제 자아를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거다. 좋은 배우가 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대한민국은 더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지금 그 누구보다도 건실하게 살고 있다. 전 그것(마약) 때문에 제 인생이 무너졌던 사람인데. 당연히 다시는 안 할 거다.”

 

-여전히 가수 탑, 배우 최승현을 안 좋게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것 또한 제가 풀어나갈 숙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감내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억울함은 1%도 없다. 20대 때 화려하고 찬란하고 영광스런 사랑을 받았고, 그로 인해 영광스런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그 사랑에 비해 많은 분께 실망과 아픔을 드려서 죄송하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더씨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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