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찬다.”
임시지만 주장의 책임감을 어깨에 얹는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부재로 공석이 된 주장 자리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넘겨받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요르단과의 일전을 이틀 앞둔 8일 처음으로 ‘완전체’가 됐다. 앞서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K리그, J리그 선수들이 7일 요르단에 도착했다. 김민재,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튼), 설영우(즈베즈다) 등 유럽파들도 7일 밤과 8일 새벽에 도착해 합류했다. 유럽파보다 먼저 현지에 도착한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적응 훈련을 하기보단 피트니스센터에서 회복에 집중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손흥민의 공백으로 자리가 빈 주장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첫 완전체가 된 날 선수단 26명이 모인 그라운드에서 주장을 발표했다. 손흥민 대신 ‘원팀’으로 선수단을 이끌 이는 김민재다. 부주장은 이재성(마인츠)이 맡는다. 홍 감독은 과거 센터백으로서 주장을 맡은 바 있다. 그 경험을 떠올려 든든한 ‘센터백 후배’ 김민재를 선택했다. 1996년생 김민재는 A매치에서 65경기를 소화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김민재보다 많이 A매치를 뛴 선수는 이재성(90경기), 김승규(알샤바브·81경기), 황희찬(68경기)뿐이다.

김민재에게 힘을 실은 이유는 또 있다. 요르단은 빠른 공격을 중심으로 대표팀의 수비진을 뒤흔든 바 있다.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 당시였다. 0-2로 무릎을 꿇었다. 요르단이 또 빠른 발과 판단력으로 후방의 뒷공간을 노릴 수 있다. 이를 책임질 대표팀의 핵심은 김민재다. 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이유다.
소속팀에서의 좋은 기운을 이어간다. 김민재는 대표팀 소집 직전까지 분데스리가 뮌헨에서 뛰면서 풀타임을 뛰는 등 활약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신임 속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펼쳤고, 프랑크푸르트전에선 시즌 첫 골까지 신고했다. 한국 센터백 중 가장 빠르고 신체적인 조건이 좋은 김민재에게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다.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찬 건 사실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튀니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이 벤치 명단에만 이름을 올리고 출전하지 않아 김민재가 그라운드 위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한편, 김민재는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서 경기력과 상관없는 행동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홍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야유가 쏟아지자, 그는 선수단을 향한 야유로 오해했다. 경기 후 관중석에 다가가 팬들에게 야유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오만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내 행동들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주장이라는 무게감을 어깨에 얹은 김민재가 책임감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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