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뱅·레이디바운스 공연 이어
파이널 랜덤플레이 댄스 무대도
한국방문의 해…지역 축제와 연계
내외국인 즐기는 행사 자리매김
인기 걸그룹 아이브의 대표곡 ‘아이엠’이 흘러나오자 참가자들이 무대로 모두 뛰쳐나간다. 다 같이 무대에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안무를 보여준다. 군무처럼 보이면서도 개성이 넘친다.
지난 28일 신촌이 K팝 댄스의 열기로 들썩였다. 한동안 침체했던 신촌 상권은 ‘2024 한국방문의 해를 기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K팝 댄스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전국을 K팝 열기로 뜨겁게 달군 ‘K팝 플레이그라운드’ 행사가 올해 막을 내렸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내·외국인이 함께 즐긴 행사의 마지막 10회 대회가 28일 서울 신촌 스타광장에서 성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2024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주관했다.
행사 메인 프로그램인 ‘K팝 랜덤 플레이 댄스’와 함께 인기 댄스 크루인 ‘홀리뱅’과 ‘레이디바운스’가 출연해 멋진 퍼포먼스를 펼쳤다.
특히 이날은 그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했던 랜덤 플레이 댄스에서 우수한 댄스 실력을 선보인 참가자들의 ‘파이널 랜덤 플레이 댄스’ 무대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랜덤플레이 댄스의 기반은 K팝이다. K팝 하면 흔히 ‘칼군무’가 떠오르기 마련. 평소 외우고 있던, 또는 자신이 아는 안무의 곡이 흘러나오면 무대로 나와 춤을 추는 게 랜덤플레이 댄스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똑같은 안무를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이날 파이널 무대에서는 무려 120곡의 K팝이 이어졌다. 약 2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자신이 아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무대로 올라 끼를 펼쳤다.
K팝을 사랑하는 1994~2017년생 국적 불문 남녀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냈다.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스페인, 중국,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인도, 홍콩, 아프가니스탄, 대만,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랜덤플레이 댄스를 즐기러 신촌을 찾았다.
이날 페루에서 온 참가자 벨렌(Belen Falla) 씨는 “K팝 플레이그라운드 행사에 참여해서 K팝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어 기뻤다”며 “한국서 K팝 댄스를 다 같이 추며 체험해보니 느낌이 다르고 매우 재미있었다. 앞으로 참여할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홀리뱅의 허니제이, 레이디바운스의 베씨가 무대를 가장 즐긴 사람을 찾으러 단상에 올랐다. 허니제이는 “가지고 있는 끼를 모두 발산해보자”며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끼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베씨는 마지막 랜덤플레이가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한 수 배우고 간다”며 “나는 어릴 때 이 정도로 끼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지금 열정 그대로 열심히 K팝을 들으며 춤추자”며 응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그랜드마스터는 경북 구미에서 참가한 ‘효르’ 임효석(27) 씨에게 돌아갔다. 15년 차 ‘유애나(아이유 팬클럽)’라는 그는 아이유의 ‘홀씨’가 나오자 무대 전반을 하늘하늘 날아가는 듯한 춤 선으로 꾸며 시선을 모았다. 임 씨는 춤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 사범대 학생이다. 2년간 랜덤플레이를 즐겼다는 그는 “독학으로 했다 보니 힙합, 와킹 등 전문 장르를 배워보고 싶다”며 “앞으로 K 팝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에너자이저’에는 안성 공도에서 온 ‘디나’ 이서현(12) 양이 선정됐다. 분홍색 머리가 인상 깊은 서현 양은 “집에서 표정까지 다 연습했는데 여기서 보람을 느낀다”며 “방탄소년단 등 남자 아이돌의 파워풀한 댄스를 좋아한다. 더 실력을 키워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라이징스타에는 경북 구미에서 온 ‘쭈꾸미’ 이가예(12) 양이 이름을 올렸다.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해서 부모님이 7살부터 댄스학원을 보내주셨다”며 “10살 무렵부터 랜덤플레이댄스에 흥미가 생겼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 5년 동안 열심히 춤을 춘 보람을 느낀다. 나중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밖에 K팝 플레이그라운드 행사를 통해 SNS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참가자도 있다. 강원도 레고랜드에서 열린 K팝 플레이그라운드에 참가한 김다온(10) 양이다. 다온 양은 허니제이가 자신의 춤에 호응을 해주는 장면으로 895만 뷰 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다온 양은 이후 캐스팅 제의도 많이 받고, 현재는 연예인 지망생으로 소속사도 생겼다. 다온 양은 “어릴 때부터 춤에 관심이 많았다”며 “앞으로 K팝을 알리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꾸준히 커버댄스 문화알리기에 나서왔다. 초기에는 특정 소수만 즐기는 문화로 여겨졌지만 점점 K팝 댄스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랜덤플레이 댄스로 진화한 현재, 내외국인이 함께 즐기는 생활 속 K 컬처 행사로 자리 잡았다.
K팝플레이그라운드는 지역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전국 각지의 매력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5월 춘천(춘천마임축제)을 시작으로 ▲부산(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홍대(코리아뷰티페스티벌) ▲대구(대구치맥페스티벌) ▲보령(보령머드페스티벌) ▲해남(한여름밤의문화축제) ▲전주(전주세계소리축제) ▲경주(봉황대뮤직스퀘어) ▲인천(잉크콘서트)까지 총 9개 지역에서 K팝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각 지역축제 및 관광지에 많은 활기를 불어넣어 왔다. 이날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행사는 ‘신촌 글로벌 대학문화축제’와 연계해 열렸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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