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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최다 116구… 엄상백의 투혼이 빚어낸 값진 1승

입력 : 2024-06-23 21:53:03 수정 : 2024-06-23 21: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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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이 2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힘겨운 싸움, 끝내 이겨냈다.

 

프로야구 KT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더블헤더 2차전에서 4-3 신승을 챙겼다. 시즌 32승(1무43패) 신고와 함께 최하위 키움(29승45패)과의 차이를 벌렸고, 중위권 도약의 희망까지 빚어냈다.

 

올 시즌 잦아진 더블헤더에서 이어졌던 ‘무승’ 악몽을 깼다는 점도 반갑다. KT는 4월 21일 롯데와의 사직 더블헤더에서 1무1패, 5월12일 두산과의 잠실 더블헤더에서 2패를 당했다. ‘우울한 일요일’을 두 번이나 겪었던 마법사 군단이다.

 

이날도 출발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앞선 1차전에서 2-7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선발 등판한 강건이 1⅓이닝 4실점으로 빠르게 무너지면서 승기를 놓쳤다. ‘1일 2패’의 불길한 기운이 엄습한 순간이었지만,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친 끝에 1점 차 신승을 챙겨 어두웠던 터널에서 탈출했다.

 

KT 선수단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승리를 챙긴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발 투수 엄상백의 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더블헤더 2차전에 등판하는 만큼 불펜 부담을 줄이면서 승리까지 챙겨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짊어지고 마운드에 올라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시즌 7승(7패)을 알리며 제 역할을 해냈다.

 

1차전 장단 12안타(1홈런)를 터뜨린 LG 타선을 훌륭하게 견뎌냈다. 1∼2회 모두 피안타가 있었지만 탈삼진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했다. 3-0으로 앞선 3회말이 아쉬웠다. 1사 1루에서 김현수에게 추격의 투런포를 허용하며 점수 차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

 

당황하지 않고 맡은 임무에 초점을 맞췄다. 힘겨운 싸움이 펼쳐진 4회말을 넘긴 게 주효했다. 2아웃을 잡고 신민재에게 안타와 도루를, 박해민에게 9구 끝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 함창건을 10구 승부 끝에 땅볼로 돌려세워 위기를 삭제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위한 5회말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추가한 그는 이날 116구를 뿌리는 역투를 보여줬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라는 투혼이 담긴 수치였다. 종전 기록은 2015년 6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찍은 114구였다. 올 시즌은 5월 2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106구가 최다였다.

 

KT 엄상백이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승리를 챙긴 엄상백은 “날도 덥고 더블헤더 경기였는데, 공도 많이 던지고 이닝을 많이 못 끌어준 것 같아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나로 인해 뒤에 투수들이 많이 나왔다”며 오히려 동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나 뒤에 나온 투수들이 잘 던져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감사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엄상백은 쉽지 않았던 주 2회 등판에서 18일 롯데전(6이닝 4실점)을 엮어 모두 승리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그는 “결국 팀이 힘든 싸움을 이겨내서 기분은 좋지만, 주 2회 등판했던 각 경기에 모두 아쉬움이 남는다. 체력적으로 떨어진 것은 없는데 제구력을 조금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 등판에서의 달라진 경기력을 굳게 약속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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