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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유인촌 장관님, 성심당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입력 : 2024-05-15 15:57:46 수정 : 2024-05-15 15: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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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당 대전역점이 치솟은 임대료 문제로 퇴출 위기다. 코레일 유통은 대전역사 내 2층맞이방 300㎡(약 91평) 계약이 지난달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임대 사업자(철도역사 상업시설(전문점) 운영제휴에 관한 경쟁입찰 공고를 냈다. 지난 3일 코레일유통은 해당 매장에 대한 ‘월 수수료’(월세·월 임대료)로 약 3억5300만원을 제시했다. 바로 오늘, 16일이 모집 공고 마감 기한이다.

 

 그동안 성심당은 월 수수료로 1억원가량을 냈다. 재계약 시점에서 코레일 유통은 4억4100만원을 제시했고 경매는 두 차례 유찰돼 월 수수료가 3억9700만원에서 3억5300만원으로 조정됐다. 다른 충청권 역사 내 비슷한 곳에 위치한 매장과 비교하면 월 수수료는 30배가 넘는다. 오송역 2층맞이방 245.11㎡(약 74평)의 월 수수료는 1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코레일유통도 난감한 처지다. 월 매출액 대비 최소 수수료율 17% 이상을 제안하는 규정 때문이다. 성심당 매출액이 월평균 25억9800만원으로 산정됐고, 최소 수수료율 17%를 적용한 결과 월 수수료가 4억4100만원이 됐다는 셈법이다. 

 

 퇴출 위기 소식이 알려지자 성심당 지지자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성심당이 대전역에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왔다.  

 

 MZ 세대에게 대전은 안유진, 한화이글스, 성심당의 도시다. 지역의 유명 빵집을 여행 목적지로 삼는 ‘빵지 순례’ 열풍 이후 볼 것 없고 즐길 거리 없는 ‘노잼 도시’ 대전에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왔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에 오른 사진 한 장이 성심당의 관광객 집객력을 증명한다. 대전역 물품 보관함에 성심당 빵 봉투가 가득 채워져 있는 사진이다. 집에 갈 때 들르면 인기 메뉴가 품절 될까 걱정해 미리 사둔 빵이다. 

 

 성심당은 야구팬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다. KTX를 타고 대전에 온 원정팬들이 야구장 가는 길에 사들고 가는 간식 메뉴 1순위가 성심당 빵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MLB) 한국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방한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에게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선물하는 모습도 화제가 됐었다. 

 

 1956년에 문을 연 성심당의 대표 메뉴는 1700원짜리 튀김소보로와 2000원짜리 판타롱부추빵이다. 긴 줄을 서야 살 수 있는 딸기시루, 망고시루 케이크는 되파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쇠락하던 구도심 상권을 살려낸 것도 성심당이다. 으능정이 ‘성심당 타운’ 한 켠에는 성심당 문화원이 있다. 성심당의 브랜드 역사를 전시하고 각종 굿즈를 파는 이 공간은 대전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튀김 소보로를 만들 때 썼던 기름을 재활용해 만든 비누, 성심당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가방, 우산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대전역점 위기 상황에 대해 성심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묵묵히 가던 길을 걸을 뿐이다. 성심당은 오는 17일부터 내달 2일까지 옛 서울역사를 개조해 만든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되는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 전시’에 참여한다. 지역 토종 브랜드 100여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다.  

 

 성심당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로컬 100’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의 문화, 예술, 역사, 관광, 생활양식 등 지역문화자원에 기반을 둔 유·무형의 명소와 콘텐츠, 명인을 찾아내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다. 성심당은 안동 하회마을, 양양 서피비치와 함께 ‘지역문화명소’로 선정됐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이 사업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강릉, 통영 등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공을 들였다. 캠페인 시작 당시 유장관은 “지역의 특화된 문화는 지역주민이 지역을 사랑하게 하는 힘이자, 내외국인들이 지역을 방문하게 하는 매력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망으로 연결된 로컬 관광 활성화의 상징적 존재 성심당 대전역점의 처지가 풍전등화다. 관광 분야를 책임지는 문체부 장관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뭐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국토부와 코레일의 논리를 바꿀 수 없다면 성심당에 힘내라는 전화라도 한 통 해 주셨으면 한다. 

 

전경우 연예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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