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고궁 점령한 MZ] "조선시대 궁궐 이야기…콘텐츠로서 가치 높아"

입력 : 2024-04-29 20:17:05 수정 : 2024-04-29 22:23:1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인터뷰 이용규 트래블레이블 대표

유럽 전문 가이드 투어 경험 바탕
국내로 시선 돌려 고궁 투어 기획
"인물 중심 프로그램 호응 좋아
젊은층 관심도 계속해 늘어나
관광 상품 많이 생겨나길 바라"

“한국의 고궁은 콘텐츠화할 게 많은 문화공간입니다. 이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 고궁 투어는 물론 ‘당일치기 조선여행’도 함께 저술하게 됐습니다.”

 

트래블레이블은 문화유산 해설 전문 여행사다. 이 회사를 이끄는 이용규(사진) 대표는 유럽에서 전문적인 가이드 투어를 운영하다 귀국, 2017년부터 우리 역사를 소재로 하는 투어 상품을 선보였다.

조선 시대 궁궐 속에서 살아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 궁에 대한 시야를 확장시킨다는 게 그의 목표다. 29일, 이용규 대표를 만나 고궁 투어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과거에는 유럽에서 주로 투어를 했다면, 이번엔 ‘조선 궁궐’로 시선을 돌렸다. 고궁 투어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일단 유럽에서 활동할 때 저희 고객들이 ‘한국에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데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만히 보면 한국인에게 ‘서울’은 여행지로 여겨지지 않는다. 서울 사람들은 서울 명소를 가지 않고, 부산·전라도 등 지방으로 간다. 프랑스 파리지앵들이 에펠탑 올라가지 않는 거랑 똑같은 것 같다.

 

고궁의 경우 ‘꼭 가봐야지’보다는 출근길에 보이는 배경 정도로 여겨지지 않나. 그렇게 넘기기에는 서울, 고궁에는 너무 재밌는 얘기가 많다. 2016년 유럽에서 돌아와 궁궐 투어를 기획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017년 경복궁에서 처음 선보이고 현재에 이르렀다.”

-초기 시장 반응은 어땠나.

“시작 전에는 주변에서 다 말렸다(웃음). ‘무료 해설이 많은데 누가 돈을 내겠냐’고 하더라. 그래도 과감하게 시작했다.

 

제가 뭘 잘 모르기도 했거니와 확신이 있었다. 2004~2005년 유럽에서 사업을 할 때 ‘누가 미술관에서 돈 내고 해설을 듣겠냐’고 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나.

고궁 투어도 여행 프로그램으로서 성장하고 자리 잡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우리가 시작한 뒤 주변에서도 좋게 봐 주시더라. 현재는 관련 지식 프로그램도 많이 늘어났다. 뿌듯한 변화다.”

-대표님이 보시는 ‘조선으로 떠나는 여행’의 매력은.

“당시의 인물들이 살았던 공간으로 현실감 있게 가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유럽에서의 경험도 그렇고 수많은 스크립트로 투어를 해봤는데 역시 ‘사람’에 대한 내용에 가장 호응하더라.

 

미술도, 건축도 결국 이를 만든 것은 가우디, 미켈란젤로 등 사람이지 않나. 인물 중심의 이야기가 우리 회사 프로그램의 특징이기도 하다. 지식 가이드 시작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해봤을 때 가장 호응을 얻는 게 ‘인물’이다.”

 

-경복궁 투어의 경우 해설 스크립트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나.

 

“6개월이다. 처음엔 혼자 답사, 자료 정리, 팩트체크, 고증 확인, 스크립트 작성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지금은 그 정도로 걸리지는 않는다.”

-여행업계 베테랑으로서 앞으로 궁 여행의 매력이 더 부상할 것이라고 보시나.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여전히 뽑아낼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 무궁무진하다. 외국인들도 엄청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어한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 활동하는 그 엄청난 콘텐츠 제작자들이 소재로 사용해주지 않나. 그럴수록 연구, 복원도 활발히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문화재청이나 한국문화재재단도 너무 열심히 하고 계신다.

궁궐에서의 체험 행사가 점점 좋아지고, 콘텐츠도 훌륭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 과거보다 지역에서 고궁으로 놀러 오는 젊은층도 크게 늘었다.

다만 아직 ‘서울 여행’이 아직은 일반화돼 있지 않은 것 같다. 맛집, 멋집을 가지만 뭔가 관광 상품으로서의 콘텐츠가 늘어나길 바란다.

한동안 모두가 플랫폼 등 ‘여행 기술’에 주목하지 않았나. 투자 시장도 해당 분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는 콘텐츠에 주목할 때다. 역사가 긴 한국의 고궁 등은 스토리텔링할 요소도 만혹, 콘텐츠로서 가치가 높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여행업계와 플랫폼에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회사로 성장해 기여하고 싶다.”

-투어를 넘어 이를 담은 책 ‘당일치기 조선여행’도 저술했다. 집필하게 된 배경은.

 

“총 네 명의 집필진 각각의 목표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울과 고궁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고궁에 외국인들이 정말 많이 온다. 잘 아시겠지만 그럼에도 여행업계에 이들을 위한 ‘기본 스크립트’나 매뉴얼은 따로 없다. 처음엔 가이드분들에게 ‘교과서’처럼 스크립트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보자고 힘을 모았다.

 

관광객들이 고궁을 방문하기 전 기본적인 건 미리 체크하고 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의 트래블레이블 프로그램의 오리지널리티가 당일치기 조선여행의 주축이 됐다. 2017년에 회사 오픈 당시의 프로그램부터 지금까지 개선되고 정리된 지식 투어 스크립트를 책으로 모았다.

 

서울을 투어 콘텐츠화하고 싶기도 했다. 서울에도 지식 투어를 할만한 요소가 정말 많다. 아직은 맛집에만 치중된 게 조금 아쉽기도 했다. 굳이 투어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재미있는 궁궐 속 이야기를 알기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투어는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데, 책은 그런 불편함이 없지 않나. 이번에 출간한 당일치기 조선여행이 영어로도, 중국어로도 번역돼서 한국을 찾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서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