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꼬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져 온 올림픽 본선 진출 연속 기록이 중단됐다. 파리행 티켓을 놓치면서 1984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예견된 참사였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에 앞서 5명의 해외파를 최종 명단에 넣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차출 의무가 없던 터라 소속팀의 반대로 배준호, 김지수, 양현준이 합류하지 못했다. 급하게 K리그 선수들로 빈자리를 메웠으나 포지션의 불균형이 발생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승리했으나 약점도 보여줬다.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을 상대로 이점을 가져가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2024년 한국 축구는 암흑기에 빠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사태가 시발점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주도로 지난해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부임 후 숱한 논란만 일으켰다. 올해 초에 열린 AFC 아시안컵에서는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무엇보다 선수단 내 물리적인 충돌을 막지 못했다. 떨어지는 전술적인 능력 대신 선수단 관리가 강점으로 꼽혔으나 그마저도 아쉬웠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최근 오스트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언급하는 등 끝까지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망쳐놓은 A대표팀은 최근 상황을 수습하는 단계다.
클린스만 전 감독 여파는 올림픽 대표팀에도 이어졌다.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황 감독에게 3월 A매치 2연전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올림픽 대표팀을 맡고 있지만 어수선한 상황을 해결할 적임자로 판단했다. 황 감독은 해외파 차출 등 산적한 과제를 내려놓고 A대표팀 분위기 수습을 맡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중요한 차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수장 없이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으나 이후 해외파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3월 당시 차출을 확신했으나 한 달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정 회장의 선택은 한국 축구를 암흑기로 이끌었다. 2024년 내내 좋은 소식보단 침체의 연속이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A대표팀 감독 선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닥까지 떨어진 한국 축구를 재정비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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