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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챔프전②] 챔프전 최초 외인 사령탑 빅뱅… 틸리카이넨-오기노의 ‘동상이몽’

입력 : 2024-03-29 06:05:00 수정 : 2024-03-28 22: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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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왼쪽)과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각자의 뚜렷한 컬러가 부딪힌다.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올 시즌 19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특별한 의미가 더해진다.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간의 매치업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을 3시즌째 지휘하는 핀란드 국적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OK금융그룹을 통해 한국 배구에 입문한 일본의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맞붙는다. 배구판에 부는 ‘외인 감독’ 열풍이 만든 진풍경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외인 감독’ 트렌드의 선봉장이었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이어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팀 8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V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으로서 젊고 에너지 넘치는 배구를 대한항공에 접목시켰다. 그 결과 2연속 통합우승을 빚으며 왕좌를 놓치지 않았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올 시즌 대권 의지는 더욱 불탄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V리그 4연속 통합우승의 첫 역사를 쓰겠다. 선수단에게도 최고의 동기부여”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자신감은 충분하다. 부임 당시부터 지향한 ‘스피드 배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정 선수 1명에 의존하지 않고 다채롭게 공격 옵션을 활용하는 빠른 배구를 놓지 않은 채로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변수만 가득했던 외인 선수 문제를 이겨낸 제1요인이었다.

 

열을 올린 뎁스 강화도 빛을 본다. 임동혁, 정지석, 곽승석 등 탄탄한 주전 라인업 외에도 정한용, 이준, 에스페호 등의 히든카드를 안은 채 챔프전으로 향한다.

 

‘오기상 매직’의 맞불도 만만치 않다. 부임 초기부터 범실 없는 배구를 천명했다. 강한 서브가 자리 잡는 배구 트렌드에 맞선 과감한 역행을 택했다. 어이없는 실점을 피하고 블로킹과 디그에 집중해 제 손으로 경기를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를 바탕으로 외인 의존도를 줄이며 ‘원팀’ 배구를 펼치겠다는 게 오기노의 감독의 복안이었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즌 중 결국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위주의 공격으로 돌아서며 의지가 한풀 꺾이는 모습도 보여줬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오른쪽)이 승리 후 박창성을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가장 중요한 봄배구에서 기어코 증명에 성공했다. 단기전을 맞아 레오 위주의 플레이가 예상됐지만,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보란 듯이 ‘토탈 배구’를 펼쳤다. 레오의 점유율을 30%대로 떨어뜨리면서도 신호진이 버티는 오른쪽 날개와 바야르사이한-진상헌의 중앙을 고루 활용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범실도 단 6개에 그쳤다.

 

오기노 감독이 “처음으로 우리가 추구하던 배구의 모습이 나왔다. 선수들이 생각하는 배구를 해줬다”며 “원팀으로 노력해준 덕이다. 내가 접목시킨 배구를 순순히 받아줘 성장해준 선수, 스태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기뻐할 수밖에 없는 승리였다. 가파른 올라온 상승세, 그 속에서 틸리카이넨 감독을 마주할 일만 남은 오기노 감독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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