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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식 속 승리법 잊은 페퍼저축은행… 출구 없는 ‘역대급 연패’

입력 : 2024-02-07 13:44:23 수정 : 2024-02-07 14: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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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패배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희망 속에서도 지울 수 없던 불안, 결국 현실이 됐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20연패’를 찍었다. 6일 GS칼텍스전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지난해 11월10일 2라운드 GS칼텍스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전패 중이다. 시즌 성적은 2승25패, 처참하다.

 

20연패는 V리그 여자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다. 단일시즌 기준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산 기준으로도 자신들이 2021~2022시즌 막판 3연패, 2022~2023시즌 개막 17연패를 엮어 20연패를 찍은 바 있다. 추후 패배가 또 누적된다면, 그때마다 새로운 불명예가 된다.

 

앞선 두 번의 시즌 모두 나란히 17연패를 경험했던 페퍼저축은행에 찾아온 더 깊은 수렁이다. 이 흐름을 끊지 못한다면, 연패 숫자는 최대 ‘29’까지 불어난다. 남자부 KEPCO(현 한국전력)가 2012∼2013시즌 기록한 단일시즌 25연패 그리고 2007∼2008시즌부터 2008∼2009시즌에 걸쳐 기록한 통산 27연패 기록을 넘을 수도 있다.

 

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가운데)이 코치진과 걱정스럽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만연한 패배 의식이 문제다. 20연패가 찍힌 GS칼텍스전은 심지어 1~2세트를 먼저 잡고 무너졌다. 지난해 12월22일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두 세트를 따낸 건 처음이었다. 세트스코어 2-0 리드도 10월27일 이후 102일 만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경기력을 되살리자 당황한 듯 급속도로 무너졌다. 승리법을 잊어버린 꼴찌팀이 경기를 내주는 전형이었다. 드리우는 패배의 공포를 이겨내지 못했다.

 

하늘도 도와주지 않았다. 연패 탈출 기회가 어깨 부상으로 한 경기 쉬어가는 외인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의 부재 속에 찾아왔다. 타이밍이 야속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를 품었고, 외인 선수로 입증된 자원 야스민을 세우는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과 함께 출발했던 시즌이다. 하지만 창단 첫 시즌에 찍은 3승(28패·코로나19 조기종료), 직전 시즌의 5승(31패)에 닿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코리안 드림’을 갖고 V리그에 들어온 조 트린지 감독이 매번 침울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는 이유다. 매번 지적되는 기본기 및 팀워크 부재 등 기술적인 문제는 물론, 학습된 무기력과 패배 의식까지 걷어내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까지 안은 페퍼저축은행이다.

 

박정아가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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