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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만남] 몸짱 변신한 국내 첫 비뇨기과 여교수…"계속 도전해야죠"

입력 : 2023-10-23 20:12:50 수정 : 2023-10-23 20: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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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금녀의 벽' 깬 비뇨기과 여자 전문의
목디스크·고지혈증 겪으며 운동 시작
2년 전 머슬마니아 첫 출전서 수상
올해도 시니어 부문서 두번째 입상

운동량에 비해 근육 잘 붙는 체질
보충제 없이 달걀·닭가슴살 먹어
다음 출전땐 그랑프리 수상하고파
기대수명 100세…나이는 상관없어
하고픈 것 도전하기에 충분한 나이
윤 교수가 '2023 맥스큐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 하반기 대회 시니어 부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전을 이어가려 합니다. 다음 목표는 ‘그랑프리’입니다.”

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53)는 도전의 아이콘이다. 남성 의사만 있던 비뇨기과 전문의 영역에서 ‘금녀의 벽’을 무너뜨리고, 여성 환자가 부끄러워하던 비뇨기 질환에 대해 적극 알려왔다. 비뇨의학과로 명의인 그는 국내외에서 진료와 학술활동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윤하나 이대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 교수는 50대의 시작에 보디빌딩에 도전했다. 2021년 처음 ‘2021 맥스큐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 뒤 시니어모델·스포츠 모델 오픈 쇼트 총 2개 분야에서 수상했다. 올해 2년 만에 다시 같은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 7일 윤 교수는 ‘2023 맥스큐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 하반기 대회 시니어 부문에서 4위로 입상했다.

23일 이대서울병원 진료실에서 윤하나 교수를 만났다. 그는 “아직 대회의 여파로 태닝의 흔적이 남았다”며 웃었다. 그는 자신의 도전이 또래 친구들과 환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윤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두번째 수상을 축하드린다. 소감 부탁드린다.

“이번 대회는 추석이 끝나고 바로 열렸다. 연휴기간 몸을 만들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지난 대회보다 개선된 근육을 만들 수 있어서 기쁘다.”

-머슬마니아 출전 계기가 있었나.

“첫 대회 참여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우연히 나왔다. ‘머슬마니아에 참가하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할테니 살이 빨리 빠지지 않을까?’가 시작이었다. 비뇨의학과 수술이나 시술은 시술 부위가 매우 좁다보니 몸을 잔뜩 구부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목디스크, 거북목은 당연했다. 시간이 지나니 진료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더라. 여기에 고지혈증, 고혈압까지 생겼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짬을 내 필라테스, 웨이트트레이닝에 나섰다. 하지만 생각보다 체중 감량은 더뎌 목표를 재설정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평소에도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긴 시간 고민하지 않고 추진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다이어트보다는 건강관리를 지속하기 위한 목표로 출전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처음에 비해 여유로웠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지난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했다면 이번에는 언제부터 탄수화물을 조절하면 되는지, 탈수는 언제부터 시작할지 알고 있으니 심리적 부담은 덜했다. 물론 안다고 해도 몸이 힘든 것은 똑같다(웃음). 다만 지난번보다 나이는 두 살 더 먹었다. 게다가 갱년기도 시작돼 그만큼 몸 만들기가 더 힘든 것을 몸소 겪었다. 스스로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운동 기간은.

“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2개월이다. 지난 7월에 몽골에 의료봉사를 다녀오고 8~9월 열심히 했다. 이후 몽골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갑자기 체구가 작아졌다’며 깜짝 놀랐을 정도다. 7월엔 통통했는데 날씬해졌으니 그럴 만하다. ‘글로벌 응원’을 받으며 운동했다.”

-운동 루틴이나 시간은.

“8~9월에는 하루 2시간씩 운동했다. 물론 그랑프리 받으시는 분들은 식사 조절도 철저하고 하루에 죽지 않을 정도로만 운동한다고 한다. 다만 내 경우 물리적으로 전업 선수처럼 운동할 시간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준비 기간에 비해 결과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평상시에 했던 운동이 받쳐준 덕분이 아닐까 싶다. 2년 전 첫 대회 끝나고 난 이후에도 운동은 쉬지 않고 꾸준히 했다. 식사는 불필요하게 먹지 않고, 달걀, 닭가슴살 같은 단백질 섭취량에 신경썼다. 먹어서 ‘배부르다’는 느낌보다 허기가 가시는 느낌 정도면 된다.”

-가장 자신 있는 부위는. 대회에 출전하며 선수로서 장점도 느껴지지 않나.

“자신 있는 부위는 아직 하나도 없다(웃음). 다행히 키에 비해 비율이 좋은 점과 근육이 잘 붙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선수들에게 근육이 잘 붙는 것은 축복이라고 하던데.

“대회장에서 시니어 모델들끼리 대기하면서 잡담을 하는데, 이때 빠지지 않는 주제가 ‘근감소’다. ‘오늘 분명히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이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더라’ 농담한다. 근데 농담이 아니다. 정말 격하게 공감된다.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 변화로 근육 유지가 정말 어려워진다. 내 경우 운동하는 것에 비해 근육이 잘 붙는 것은 맞지만, 50대에 이르니 지방 빼는 게 힘들더라.”

시니어 부문에서 수상한 윤 교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수님만의 ‘근육 빠지지 않는 비결’은.

“운동뿐 아니라 먹는 것도 중요하다.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단백질을 잘 챙겨 먹는 것이다. 내 경우 달걀을 자주 먹는다. 식사를 제대로 챙길 수 없을 때 삶은 달걀을 먹으면 허기도 덜하고,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보충제도 드셨나. 남녀노소 모두 단백질 파우더를 찾지 않나.

“내 경우 보충제까지 먹으면 ‘벌크업’이 돼서 안 된다. 뭐랄까, 체질이 강호동 씨 같은 스타일이다(웃음). 먹으면 먹는대로 근육, 지방이 같이 늘어난다. 얇고 쫀쫀한 근육을 만들어야 하다보니 달걀, 닭가슴살 같은 식품으로 충분했다. 물론 근육이 잘 붙지 않는다거나 장년층에 접어들어 부쩍 줄어든 느낌이 나는 분에게는 도움이 된다. 다만 단백질 보충제만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자칫 신장에 부담이될 수 있어서다. 식품만으로 모자랄 경우 ‘옵션’이 돼야 한다.자신의 상황에 맞게 섭취해야 한다.”

-진료 보면서 몸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거창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짬짬이 하는 것이다. 트레이너와 1주일에 2~3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지만 틈이 날때마다 유산소운동 등 개인 운동에 나섰다. 하루에 일정하게 몇 시간씩 운동하는 시간을 빼는 것은 현대인에게 쉽지 않은 것을 안다.

 

이럴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혼자서 음악도 안듣고 1시간 동안 폭풍 유산소 하는 사람은 ‘복수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나. 누군가가 나를 끌어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나 역시 아직도 운동하려면 힘들고, 고통스럽고, 안 하고 싶다. 하지만 운동하고 나면 뿌듯함이 있고 결과가 보이니 성취감이 느껴진다.”

윤 교수가 '2021 맥스큐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에 출전한 모습.

-비뇨기 건강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에게도 운동의 장점을 강조하고 계신다.

“비뇨기 건강에도 근육, 적정체중 유지는 중요한 요소다. 환자들에게 실감나게 건강관리법을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관리를) 못하면서 환자에게 하라 할 수는 없지 않나.”

-지난번 환자를 위해 연 소변건강캠프에서도 코어근육 강화가 유리하다고 피력하셨다.

“꼬리뼈, 골반, 척추 등에 미치는 코어근육은 인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강화할수록 좋은 근육이다. 가령 골반이 나빠 방광으로 통증이 가거나 요실금을 겪는 분들도 있다. 이를 강화시키는 운동이나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을 처방하는 이유다. 가장 가성비가 좋은 운동은 ‘런지’.”

-지속적으로 대회에 참가할 계획인지.

“계속 도전하려고 한다.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건강을 위한 동기부여로 삼으려 한다. 이번에 60대 선수가 그랑프리를 받은 것을 보고 자극받았다. 다음 목표는 그랑프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문장을 좋아한다.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일단 시작하려 한다. ‘내가 50인데, 60인데 어떻게 하나’ 같은 생각은 버리자. 인류 기대수명이 2030년에는 100살이 넘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기에 충분한 나이가 아닐까 싶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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