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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인터뷰] 임영웅 ‘애낳고 30년’ 부르자 전화벨이… 가수 유미 “이제는 축가로 인기”

입력 : 2023-10-19 20:52:52 수정 : 2023-10-19 21: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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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 인터뷰 중견 가수 유미

40년 전 스폰서 문제로 은퇴
2011년 가요계 복귀해 활동
임영웅 덕에 차트 역주행 등
36년차 중견 가수로 맹활약

"일본에서 한식집하며 열심히 살아
음악 미련 남아 가요계로 복귀
임영웅 덕에 원곡자 관심 커져
결혼식 축가로 요청 많이 받아

그동안 곡들 어려워 변신 준비
김병걸 작곡가 곡 기다리는 중
뮤직비디오 제작도 처음 도전"

“아끼는 후배 (임)영웅이가 ‘애낳고 30년’을 불러줬을 때 정말 고마웠습니다. 제 노래로 힘이 된다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노래하고 싶어요.”

미스코리아 출신, 1세대 모델, KBS 쇼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전속 무용팀을 거쳐 지금으로 치면 연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홀연히 은퇴를 선언했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온힘으로 키우고 일본에서 요식업을 하다 다시 가요계로 컴백, 차트 역주행까지 산전수전을 거쳐온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중견 가수 유미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오다 가요계의 황태자 임영웅이 2021년 그녀의 대표곡 ‘애낳고 30년’을 부르며 화제에 올랐다. ‘역주행 화력’으로 지금까지도 종횡무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큰 키와 모델 출신다운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지금도 168cm 큰 키에 모델같은 몸매를 유지하는 중이다. 원로 미스코리아 출신이다보니 미인대회 심사도 자주 맡는다. 유미는 “외모만 보고 차갑고 도도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사실은 무척 인간적이고 눈물도 많다”며 웃는다. 데뷔 36년차 중견 가수 유미를 만나 그동안의 활동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모델로 연예계 입문… 오디션 프로그램서 가수 양수경 제치고 ‘대상’

유미는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모델라인 1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유미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딸이) 점점 말라가고 배고프니 집에서 걱정이 많아 하지 않았으면 하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끼는 감출 수 없었다. 라이브카페 등에서도 노래했다. 이후 KBS2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의 전속 무용팀 ‘짝궁’ 멤버로 활동했다.

주변에서 아예 ‘KBS 쇼 스타 출발’에 지원해보면 어떻겠냐는 말에 아는 언니와 함께 지원해 대상을 받았다. 요즘으로 치면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 경력을 살려 1987년 댄스뮤직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유미는 “당시 대상은 제가, 장려상은 대 스타인 가수 양수경 씨가 받았다”고 회상했다.

대상자의 노래 실력, 모델같은 외모. 연예계는 유미에게 관심을 모았다. 이후 가수 이선희 씨의 ‘J에게’를 만든 이세건의 곡을 받아 ‘그대는 모르리라’로 활동했다.

◆스폰서 제의 거절했다가 연예계 은퇴… 일본서 한국음식 알려

승승장구할 것 같은 상황이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스폰서 문제’ 때문이었다.

유미는 “태어나서 처음 백지 수표를 봤다”며 “당시에는 연예인에게 스폰서를 소개해주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렇게까지 해서 연예계 활동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한다. 유미는 “일찍 결혼하고 이혼했는데,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연예인들이 이런 사실을 숨겨야 하는 시대였다”며 “싱글맘 입장에서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돈에는 사람이 움직인다는데 그때는 젊어서 그런지 단칼에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이를 제안한 스폰서는 ‘방송하지 못하게 하라’는 압력을 넣었다. 매니저와도 트러블이 생겼다. 유미는 당시의 상황이 너무 싫어 과감히 연예계를 떠나기를 마음먹었다. 당시 강진, 이영화 등 선배 가수들이 ‘네가 왜 그만두냐’며 말렸지만 결심은 확고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이야기를 실어도 되느냐는 말에 유미는 “제안하신 분은 이미 돌아가셨다. 괜찮다”고 담담히 말했다.

1980년대 후반, 활동을 그만두고 은퇴하며 일본으로 떠났다. 항상 소녀 가장처럼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일본에서는 한식집을 운영했다. 유미는 “명동의 호텔 주방장들을 초빙해서 우리나라의 음식을 제대로 알려보겠다는 마음이었다”며 “파전 정말 맛있게 했다. 열심히 살았다. 목표 중 하나가 딸에게 집을 사주는 것이었는데, 이뤄내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귀국 후 음악활동 미련 못버려… 임영웅 ‘픽’으로 역주행

이후 일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10여년 전 다시 귀국했다. 여전히 주변에서는 ‘왜 노래를 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었다. 유미는 “돌아와보니 양수경 씨가 승승장구해서 정말 대스타가 됐더라”며 “(은퇴 당시에는) 과감히 그만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참 미련이 많이 남았다. (돌이켜보면) 한 번에 그만뒀더라”고 했다.

유미가 다시 2011년 가요계로 복귀한 이유다. ‘백만 번의 키스’, ‘카리스마’, ‘아모레 미오’, 애낳고 30년 등 신곡을 꾸준히 냈다. 그러다 후배인 임영웅이 ‘애낳고 30년’을 부르며 원곡자인 유미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커졌다.

유미는 “(임영웅은) 평소 이뻐하는 후배였기 때문에 더 고마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평범한 날이었는데 늦은 시간 갑자기 전화, 카톡이 쏟아지더라. 지인들이 임영웅이 TV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찍어서 보내줬는데 내 노래였다. 정말 놀랐다. 이후 (임영웅이) 당선됐을 때 기념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미는 애낳고 30년은 2017년, 방송 데뷔 30년째가 되는 해여서 두말 않고 받은 곡이라며 웃었다. 그는 “제목에도 30년이 있지 않나(웃음). 사실 그보다 노래를 듣다보니 애도 생각났다가 부모님도 생각났다가 양쪽을 다 생각나게 하는 노래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 노래는 결혼식 축가로도 많이 요청받는다. 유미는 “(노래를 부르면) ‘어머니들이 훌쩍훌쩍 우셔서 좀 그렇지 않아?’라고 말해도 상대방은 ‘그래야 애들도 고마운 것 안다’며 요청한다”고 말했다.

후배 김수찬과도 인연이 있다. 유미는 “(김수찬이) 자신의 게임 아이디도 내 노래 제목 중 하나로 했다고 이야기해주더라. 군대 갔을 때 꿀, 건강보조식품도 챙겨줄 정도로 예뻐하는 후배다. 선배가 후배들을 많이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1년 전부터는 유튜브 채널 ‘유미의 빨간우체통’도 운영 중이다. 주로 후배 가수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만들고 있다. 빨간 우체통을 운영하니, 팬클럽명은 ‘유미의 러브레터’다. 올해 12월에는 팬카페 창단식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 부르기 쉬운 음악 선보일 것… 첫 뮤비 촬영 도전

유미에게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물었다. 그는 “그동안 내 노래는 정통 트로트가 아니라 빠르고 다이나믹한 곡들이다보니 곡들이 조금 어렵다. 아모레 미오가 부르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며 “대중들이 좀더 쉽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병걸 선생님이 곡을 주신다고 해서 기대하는 중”이라며 “내년 하반기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뮤직비디오 제작도 결심했다.

인간 유미로서는 가족과 보다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고 말한다. ‘효녀 가수’라는 호칭을 붙여도 될 정도로 가족을 1순위로 두는 삶을 살고 있다. 업무뿐 아니라 수많은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며 주변을 돌보는 데 열심이다.

유미는 “열심히 산 만큼 가족들과 여행을 다같이 떠나고 싶은 게 버킷 리스트다. 그동안 업무상 떠나는 출장 이외에 딸과 단둘이, 또 부모님들과도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특히 아버지, 어머니가 아프셨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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