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흔들렸을 뿐인데…’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잠깐의 부진도 용납하지 않는다.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역시 마찬가지. ‘괴물’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퍽 차가워졌다. 팬사이디드에서 토론토를 담당하는 제이스저널은 최근 “류현진은 벌써 36세다. 앞으로 몇 년간 하락세에 접어들 것 같다. 지난 몇 주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1년 이상 이탈했던 치명적인 부상과 4년 계약 도중 실망스러운 성적은 잊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류현진은 인간 승리의 아이콘이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세 번째 경험하는 큰 수술이었다. 30대 중후반으로 향하는 나이. 긍정적인 예측보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보란 듯이 이겨냈다. 건강하게 복귀한 것은 물론 여전한 기량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빅리그서 느림의 미학을 선보였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과 더불어 느린 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현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주를 이었다.
매번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서 흔들렸다. 선발투수로 나서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볼) 5실점(5자책) 등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 타자들의 분전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특히 1회에만 4점을 내주는 등 초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간 류현진을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이날만큼은 “커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중요한 시기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에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줄만한 선발 자원이다. 조금씩 다년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던 시점이다. 하지만 탬파베이전 대량실점이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제이스저널은 토론토와의 재계약 가능성을 굉장히 낮게 봤다. “류현진이 인센티브가 포함된 1년 계약을 맺을 생각이 있다면 돌아올 수도 있다. 다년계약을 원한다면 도박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