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고생은 그만,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길.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떠나 세르비아의 명문 구단 FK 츠베르나 즈베즈다에 입단했다.
황인범은 최근 소속팀과 이적 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자칫 클린스만호 합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 새로운 도전에 나설수 있게 됐다.
◆ 계약기간 두고 깊어진 갈등
황인범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원 소속팀 올림피아코스와 이적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올 시즌 개막 후 공식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황인범은 그리스를 떠나 한국에 머물고 있었다.
계약 기간을 두고 마찰이 있었다. 황인범은 2020년 루빈 카잔(러시아)과 3년 계약을 맺었다. 2년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부여한 임시 자유계약(FA) 자격을 통해 FC서울에 임대됐다. 같은 규정으로 2022~2023시즌까지 계약이 남은 루빈 카잔을 떠나 올림피아코스로 갔다.
이에 대해 황인범 측은 앞서 1년은 루빈 카잔 소속으로 올림피아코스에 임대된 것이며 나머지 2년은 연장 옵션을 실행해 완전 이적한 것으로 해석했다. 계약이 올 여름 끝난 상태라 보고 이적을 요청했다.
반면 올림피아코스는 3년 계약을 주장하며 계약 기간이 2년 더 남았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몸값을 맞추지 못하면 이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1500만 유로(213억원)를 이적료로 내겠다는 제안이 없으면 선수를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올림피아코스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
◆ 드디어 타협, 새 둥지를 틀다
숨통이 트이게 됐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찰나, 즈베즈다의 개입으로 황인범의 이적이 성사됐다. 올림피아코스가 황인범과 분쟁이 장기화되는데 부담을 느껴 이적을 허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즈베즈다는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은 A매치 45경기를 뛴 한국 국가대표 선수”라고 소개하며 계약 기간은 4년이라고 알렸다. 세르비아 폴리티카에 따르면 이적료 추정치는 550만 유로(약 79억원) 수준으로 구단 사상 최고액이다. 즈베즈다는 3번에 걸쳐 올림피아코스에 이적료를 지불할 예정이다.
수도 베오그라드가 연고지인 즈베즈다는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명문이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에서 최근 6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UEFA 클럽 대항전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역대 리그 우승 횟수만 34회로 파르티잔(27회)에 앞서 1위다. 컵대회에서도 3연패 중이다.
즈베즈다는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선다. G조에서 라이프치히(독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영 보이즈(스위스)와 경쟁한다.

◆ 클린스만호 합류도 ‘이상 無’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클린스만호에 발탁됐던 황인범은 현재 카디프시티의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그는 오는 8일 웨일스,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전에 나설 예정이다.
황인범은 A매치 45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 중이다. 창의적인 패스와 전개 능력이 좋은 미드필더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시즌 그리스 리그에서 3골 4도움, 유로파리그 예선에서 1골, 컵대회에서 1골을 넣기도 했다.
황인범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즈베즈다에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