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린다.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32·SSG)는 일찌감치 큰 기대를 모았던 자원이다. 신입 외인 상한선인 100만 달러(연봉 9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를 꽉꽉 채웠다. 쿠바 출신으로,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빅리그 통산 591경기에서 타율 0.231, 27홈런 114타점 등을 기록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선택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데다 빠른 발을 활용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도 인상적이다.
실제로 시즌 초부터 펄펄 날았다. 지난 3일까지 85경기에서 타율 0.332(325타수 108안타) 11홈런 58타점 10도루 등을 작성했다. OPS(출루율+장타율)이 0.888에 달했다. 특유의 흥까지 더해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 악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왼쪽 허벅지 근육 염좌 진단을 받았다. 당시 회복에만 4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경기 감각까지 고려하면 기간은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8월 안에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 시계를 돌렸다. 26~27일 두산과의 퓨처스(2군) 경기(3타수 2안타)서 조율을 마친 끝에 드디어 1군으로 돌아왔다. 30일 인천 키움전에 4번 및 지명타자로 출격했다. 부상의 여파는 그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4타수 3안타 3타점을 신고하며 자신의 복귀를 자축했다. 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묵직해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른 타자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 장단 16개의 안타를 두드리며 활발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속도를 낼 일만 남았다.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에레디아가 자리를 비운 사이 SSG는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이 기간 9승9패로 나름 버텼지만, KT(15승4패)의 기세가 워낙 뜨거웠다. 이날 승리로 SSG는 KT를 1경기 차로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남은 경기 총력전이다. 에레디아 개인적으로도 중요하다. 타격왕 경쟁이 치열하다. 30일 기준 구자욱(삼성), 손아섭(NC)에 이어 3위다. 양의지(두산), 홍창기(LG), 김혜성(키움) 등 추격자들의 면모도 만만치 않다. 시즌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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