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애니포레 알파카 밥주기
거제 최고 37도 경사 스릴만점
울진 왕복 4.8㎞ 죽변해안 달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좀더 편하게 조망하고 싶다면 ‘모노레일’이 답이다.
모노레일(Monorail)은 궤도가 하나이거나(단궤), 레일이 하나뿐인 철도를 총칭한다. 대다수는 놀이공원에서 처음 타 봤을 것이다. 특별한 쾌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빠른 속도도 없지만 느리게 움직이는 특유의 감성이 있다. 케이블카가 ‘두둥실~’ 떠가는 기분이라면 모노레일은 ‘철커덩 철커덩~’하는 기차와 흡사한 느낌이다.
세계 최초의 여객용 모노레일은 1901년 독일 부퍼탈(Wuppertal)에서 개통했고 저렴한 설치 비용과 지형에 구애받지 않는 특성 때문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국내 유명 모노레일 관광지를 소개한다.
◆내륙의 바다 풍광 한눈에… 제천 청풍호 모노레일
1985년 충주댐이 준공되며 만들어진 청풍호.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불리는 이 거대한 호수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크다.
청풍호를 구경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청풍나루에서 장회나루까지 운행하는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최근에는 비봉산 정상까지 연결된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비봉산(531m)정상에 올라가 그림처럼 펼쳐진 청풍호를 굽어보는 일정이 가장 인기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은 왕복 2.9㎞ 길이로, 편도 23분이 소요된다. 23분만 편안하게 앉아 있으면 발아래 장쾌하게 펼쳐진 내륙의 바다 청풍호의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정상에 올라서면 청풍면의 진산인 인지산, 퇴계 이황이 극찬했던 수려한 경관의 금수산을 비롯해 동산, 대덕산, 부산, 관봉 등 주변 명산은 물론 저 멀리 소백산 줄기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방치된 폐채석장이 문화공간으로… 포천 아트밸리 모노레일
개장 20년을 맞은 포천 아트밸리는 버려져 방치돼 있던 폐채석장에 문화의 향기를 입혀 탄생시킨 복합 문화공간이다. 직벽을 이용한 무대에서 연중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전망대, 산책로, 조각공원, 돌 문화 전시관 등의 관람시설이 있고 진입로에는 모노레일이 다닌다. 화강암을 채석하던 공간에 생겨난 웅덩이는 수심 20M의 호수가 됐고 도롱뇽과 피라미가 산다.
◆알파카가 기다리는… 평창 용평리조트 ‘애니포레 모노레일’
발왕산 용평리조트 한 켠에는 동물과 숲, 사람을 위한 공간 ‘애니포레’가 있다. 산의 들풀과 잡목을 태운 밭에서 농사를 짓던 화전민이 떠난 자리에 독일 가문비나무 1800여 그루가 식재됐다. 이 나무들은 무럭무럭 자라 우리나라 최대의 가문비나무 군락지를 이루게 됐고 애니포레로 조성돼 2021년 문을 열었다.
발왕산 등산로 ‘엄홍길’이 시작되는 입구 옆 애니포레 더 골드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한 후 알파카 모노레일에 몸을 싣는다. 스키 슬로프를 오른쪽에 두고 비탈을 오르는 모노레일의 속도는 무척 느리지만 잠시 후 펼쳐질 또 다른 세상을 기대하며 조급한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는다.
모노레일을 타고 10분 남짓, 애니포레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거대한 독일 가문비 군락이 시선을 압도한다.
천천히 걸어 라온 목장길에 닿는다. 알파카 10여 마리가 목을 쭉 빼고 먹이를 기다린다. 먹이를 손바닥에 올리기 무섭게 달려드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
◆거제도 관광 핫플 ‘관광모노레일’
거제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두 곳. 바로 ‘포로수용소’와 ‘거제 관광 모노레일’이다. 거제도의 진산인 계룡산은 고현 계룡사 뒤쪽과 용산마을, 거제면 화원, 명진마을을 이용해 오를 수 있지만 걷지 않고도 정상에 갈 수 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고자산재까지 모노레일을 타면 30분만에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최고 경사각이 37도에 이를 만큼 아찔하다. 숲 사이를 헤치며 오르는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절기인 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모노레일의 하루 수용 인원은 810명으로 사전 예약은 필수.
◆울진 하트해변 달리는 ‘죽변해안 스카이레일’
경북 울진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과 ‘하트해변’의 중간을 달리는 왕복 4.8㎞의 관광용 모노레일이다. 하트해변은 곡선 해안 중간 갯바위가 수면 위로 튀어나온 모양이 꼭 하트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죽변해안 스카이레일은 4인승 궤도차량이 해안선을 따라 시속 5㎞ 속도로 움직인다. 조금 빨리 걷는 수준이어서 바다 풍광을 좀 더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스카이레일 상부 정류장인 후정 해수욕장에 다다르면 국립 해양과학관이 여행객을 맞는다. 국내 최초의 해양과학 전문 전시·체험·교육기관답게 전시물과 체험시설이 다양해, 바다와 바다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좋다. 독도에서 남극까지 탐험하는 가상현실 모험(VR 어드벤처)과 3면 입체영상관도 인기다.
과학관 밖에는 바다 한가운데로 곧게 뻗은 길 끝에 해중 전망대가 자리한다. 수심 6m 바닷속으로 걸어 내려가면 동해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와 해초를 마주할 수 있다.
◆꽃내음 가득 경기 광주 곤지암 ‘화담숲 모노레일’
수도권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모노레일은 곤지암 화담숲에 있다.
화담숲은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 운영하는 수목원이다. 지난 2006년 4월 조성승인을 받아 16만5265㎡(약 5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현재 16개의 테마원과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 4000여종을 수집해 전시하고 있다. 꽃나들이 핫 시즌에는 ‘광클’을 해야 할 만큼 인기다.
곤지암 모노레일은 노약자의 편리하고 안전한 관람을 위해 화담숲 서쪽 이끼원 입구-화담숲 정상-분재원 사이를 지나는 1213m 순환선이다. 전체 운행 소요시간은 약 20분.
화담숲을 휘감으며 흐르는 계곡물은 1급수 수준으로 관리된다. 가재와 도롱뇽이 알을 낳고 살아가는 청정생태 공간이다. 국내 최대규모의 소나무정원은 1300여그루의 명품 소나무가 볼거리다. 오랜 세월 동안 가꾸어 온 다양한 형태의 분재를 만날 수 있는 ‘분재원’과 옛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정원’ 등도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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