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삼성, 뜨겁다.
프로야구 삼성은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6-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2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시즌 40승(1무56패)을 신고했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두산 ‘외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한 경기는 팽팽했다. 대포를 주고 받으며 합을 겨뤘다. 두산은 호세 로하스, 김재환이 솔로포를 날렸고, 삼성은 호세 피렐라, 구자욱이 솔로포로 대응사격했다. 귀신 같은 균형은 6회말 양석환의 1타점 적시타로 깨졌다.
삼성은 2-3으로 뒤진 채 후반을 맞았지만 포기는 없었다. 8회초가 시발점이었다. 9번 김동진이 1사 후 2루타로 판을 깔았고, 김성윤의 동점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회귀시켰다.
끈기를 보여준 삼성은 9회초에도 방아쇠를 당겼다. 선두 타자 류지혁의 볼넷과 도루, 피렐라의 내야 안타와 상대 포일이 더해져 기회가 무사 2,3루로 불어났다. 오재일은 뜬공에 그쳤지만 강한울 타석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평범한 2루 땅볼이었지만 이유찬의 홈 송구가 늦으면서 역전 주자 류지혁이 홈을 밟았다. 심지어 송구가 늦은 것은 물론 빗나가기까지 하면서 피렐라도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가 약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김현준의 쐐기 적시타까지 더한 삼성은 6-3으로 간격을 벌렸다.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이 1점을 내줬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그렇게 삼성의 승리로 경기의 문이 닫혔다.
후반기 9승1무7패로 승률 0.563을 찍었다. 특히 후반기 들어 유일한 팀 타율 3할대(0.32)를 찍을 정도로 가파르게 반등한 방망이의 힘으로 ‘탈꼴찌’를 향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9위 키움과 승차는 없는 만큼, 이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지난 6월22일 이후 이어진 길었던 10위 체류를 끝마칠 수 있다.
선수단 기세도 전반기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경기를 마친 구자욱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고 감독님이 분위기를 정말 잘 만들어주셨다”며 피부로 느낀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는데 우리가 10연승도, 20연승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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