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계신 독자분들에게.’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 모두에게 ‘꿈의 무대’는 단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일 것입니다. 선수들, 팬들은 물론 축구 담당 기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축구 K리그를 8시즌 소화하는 동안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으로 첫 꿈의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처음 기자라는 직업을 갖게 됐을 때 만난 사수는 “기자는 선수와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쓴 글과 본 시선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말은 월드컵과 연관이 있습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는 아무나 갈 수 없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현장에서 보인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만 회사의 선택으로 출장길에 오를 수 있습니다. 물론 필자는 타 매체 기자들과 다르게 실력으로 인정받았다기 보단 회사 특성 덕에 이번 카타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특수성이 더해졌지만 그토록 바랐던 월드컵을 취재할 수 있어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시작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하야카드 문제로 출국하지 못할 뻔 했습니다. 다행히 현장에 먼저 가 있었던 A 기자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카타르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죽다 살아나는 우여곡절 끝에 카타르 땅을 밟았을 때의 감격은 그 누구보다 더 컸을 겁니다.

카타르 하마드 국제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고 유심 카드를 산 뒤 환전까지 하고 숙소 체크인을 할 때까지도 여전히 ‘월드컵 취재’에 대한 실감은 없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희귀하게 선보인 미디어메인센터(MMC)에서 AD카드를 발급받고 나서야 어느 정도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고조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개막식이었습니다. 기자의 꿈을 키우며 봤던 월드컵 응원가들을 현장에서 들을 때,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피날레를 찍어 타국 미디어로부터 ‘엄지 척‘을 받았을 때, 그제서야 ‘내가 월드컵에 왔구나’라는 걸 확실하게 체감했습니다.
이 감동, 이 기분을 취재 기간 동안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곱씹으며 각자의 사정과 이유로 카타르 현장을 찾지 못해 한국에서 벤투호를 응원하시는 팬분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발 더 뛰겠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이곳을 찾은 한국 미디어 전부 같은 마음일 겁니다. 모두가 벤투호를 함께 응원한다면 저의 출장은 내달 3일(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로 끝이 아닌, 6일이나 7일(이상 H조 토너먼트 진출팀 16강 일정) 이후로 연장될 지도 모릅니다. 함께 외쳐봅시다. “대∼한민국!”
사진=김진엽 기자
사진 설명 : 취재기자석에서 바라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의 모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