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스포츠

검색

김원형 감독 “너무 좋은데…왜 눈물이 안 나죠?”

입력 : 2022-11-08 22:33:57 수정 : 2022-11-08 22:59:2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프로야구 SSG 김원형 감독이 정상에서 속마음을 터놓았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6차전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4-3으로 신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다음은 김원형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총평.

 

“(선발투수) 폰트가 폰트했다. 홈런 두 방 맞으면서 3실점 했지만 8회까지 올라와 2아웃 잡고 내려와 줬기에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사실 지금 경기 과정이 잘 생각 안 난다. 김성현이 (적시타) 친 것만 기억난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수들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의례적으로 감사하다는 게 아니라 진심이다. 감독 2년 하면서 선수 시절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면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했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다가갔다. 지금 돌아보면 개인적으로 나이는 50세가 넘었지만 선수들에게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

 

-오늘 호수비 굉장히 많이 나왔다.

 

“라가레스, 최주환, 박성한 등 다 잘 잡아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있어 우승한 것 같다.”

 

-우승 확정되는 순간은 어땠나.

 

“옆에서 다들 좋아하더라. 코치들이 너무 좋아하고 나도 좋았다. 근데 진짜 왜 눈물이 안 나지. 이 감동적인 상황에. 김강민이 울면서 오는데 그 모습을 보며 울컥했다. 시즌 치르며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감독이란 자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중심 잡아야 한다는 마음을 궂게 갖다 보니 이런 행복한 순간에도 정신 차려야 할 것 같다. 9회초 마지막에 (1루수) 오태곤의 수비 위치를 조정하려 했다. 라인에 딱 붙어있기에 조금 뺄까 하다 참았는데 공교롭게 그쪽으로 직선타가 갔다. 그 생각이 난다.”

 

-부담감도 많았을 텐데.

 

“작년에는 호기롭게 했다. 선발투수 3명이 빠져나갔지만 없어도 해야 한다는 마음, 승부욕으로 강하게 했다. 올해도 경기하는 과정은 똑같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작년에 비해 확실히 선발이 좋아져 올해 시작부터 끝까지 1위 달릴 수 있었다.”

 

-한유섬 호수비, 허슬 주루 플레이 후 다쳤다.

 

“유섬이가 펑펑 울더라. 덩치 큰 애들이 좀 여리다. 주루하다 햄스트링 부상 생겼다. 선수는 조금만 못하면 팬분들께 혼나기도 하고 잘하면 칭찬받는다. 올해 유섬이가 주장 맡으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내게 내색 1도 안 하는 걸 보면서 주장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김강민과 포옹했나.

 

“네. 강민이가 달려왔다. 울면서 ‘해냈다’고 하더라. 나도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시리즈 가장 고민이 된 순간.

 

“솔직히 고민한 부분은 없었다. 준비 기간 어느 정도 주전 라인업은 생각해놨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신경 안 쓸 수 없었다. 그냥 시즌 때처럼 했다. 중요한 포인트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를 적극 활용했다. 그게 김택형이다. 시즌 동안 너무나 좋은 활약 해줬다. 택형이가 SSG의 제일 약한, 아킬레스건인 불펜을 시리즈 내내 잘 막아줬다. 다른 선수들도 물론 다 자기 역할 해줬다. 택형이가 군대 가서 아쉽다. 이제 야구 좀 하는 거 같은데.”

 

-키움은 어떤 상대였나.

 

“끝맺음할 때 말씀드리려 했다. 마지막에도 홍원기 감독과 인사했다. 사실 솔직히 내심 히어로즈가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마음 있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동안 선수들이 근성 있게, 독기 있게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우리 코치진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 게임 쉽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 우리가 우승했지만 시리즈 내내 정말 대단한 팀이었다.”

 

-2년 만에 바로 통합우승 이룬 기분은.

 

“제가 흥이 있어야 하는데 조금 부족하다. 우승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선수들도 좋고. 제일 좋은 사람은 나 아니겠나. 어제 큰 선물도 받았다(감독 재계약). 선수들이 오늘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 해줬다. 홍보팀 직원이 내게 매번 자아 성찰 한다고 말한다. 화가 많은 사람으로 인식돼 마음고생 했다. 경기가 안 풀리면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것들이 오늘 다 잊히는 것 같다. 내년에는 선수단, 코치들에게 때로는 냉철하게 얘기하겠지만 스스로 더 인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까 최정에게 ‘정아 이렇게 좋은데 왜 눈물이 안 나지’ 했더니 정이가 ‘내년 걱정하시는 거 아니에요?’ 하더라. 천재라고 했다. 그 말이 가슴에 툭 와 닿았다. 오늘은 정말로 즐기고 싶다.”

 

-정용진 구단주도 시리즈 내내 경기장 찾아와 응원해줬다.

 

“나도 특별한 날 아니면 못 뵙는다. 처음엔 인사하고 그런 자리가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다. 경기장에 자주 오시니까 이제 ‘아 오셨나 보다’ 그런 느낌이다. 관심 가져주시니 목표가 더 확고해졌다.”

 

-팬들에게.

 

“오늘 좋은 날인데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날인 것 같다. 올 시즌 이렇게 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셔서 ‘이게 정말 팬의 소중함이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다. 진심으로 팬 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팬분들의 박수와 응원 덕분에 선수들 모두 계속 힘내서 뛸 수 있었다.”

 

사진=김두홍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