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있는 장소서 행사 개최 인기
韓소리문화전당 최대 야외공연장
걸어서 5분 거리에 전주드림랜드
팔복예술공장, 테이프 공장 개조
왕의지밀 11개동 거대 한옥호텔

지난 2014년 핵안보정상회의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고, 2013년 세계 테니스연맹 갈라디너는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진행됐다.
2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인 ‘블레저’가 세계적인 여행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블레저는 출장 중에 잠깐의 여가 시간을 보내거나 출장 전후로 개인의 휴가 일정을 덧붙여 여행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크고 작은 규모의 국제행사가 기존 호텔과 컨벤션 시설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최근 국제적인 흐름이다. 행사의 차별화와 참가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위드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며, 보다 프라이빗 하면서도 행사의 특색을 뚜렷히 드러내주는 장소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도 ‘유니크 베뉴’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유니크 베뉴는 MICE, 즉 기업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 모임(Convention), 전시 박람회 및 이벤트(Exhibition and event) 행사 개최도시의 고유한 콘셉트나 그 곳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라는 뜻이다. 좁은 의미로는 MICE 전문시설(컨벤션 센터, 호텔)은 아니지만 MICE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를 통칭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17년부터 코리아 유니크베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영근 한국관광공사 마이스기획 팀장은 “한국에서의 관광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게 아쉽다고 느껴져 관광 콘텐츠 측면이 큰 장소를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선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라며 “현재 전국 39곳이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국내 MICE 산업은 서울과 부산, 제주가 전체 시장 대부분을 나눠먹는 ‘3강 구도’였지만 최근 전북과 경남 등이 전담조직을 설립하며 광역 지자체들의 다자간 경쟁 구도로 바뀌고 있다.
전라북도는 유니크 배뉴 관련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북에는 현재 두 곳,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왕의지밀이 코리아 유니크 베뉴로 선정됐고, 지자체 자체적으로 선정한 유니크 베뉴 관련 사업도 활발하다. 전라북도가 선정한 유니크 베뉴는 올해 추가된 전주 더메이호텔,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 완판본문화관, 올드브릭, 전주한옥마을, 완주 산속등대, 아쿠아틱파크 아마존 등 7개를 더해 총 14개다.
전북 유니크 베뉴의 중심에는 전주와 완주가 있다. 도로와 철도 교통이 발달해 있고, 행사 전후로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연계 관광지도 풍부하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001년 9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문을 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서울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종합 문화 시설이다.
대공연장인 모악당은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에 이어 국내 3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공간이다. 2037석 객석을 갖추고 있다. 보다 작은 규모의 연지홀에서는 주로 클래식, 연극, 국악, 무용 공연이 열린다. 국악과 클래식 독주 공연이 열리는 명인홀, 7000석 규모의 노천극장 콘셉트 야외공연장도 있다. 이 곳은 야외공연장으로 등록된 것 중에 전국 최대규모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전주드림랜드도 가볼만 하다. 1978년 문을 연 전주동물원에 처음으로 놀이기구가 설치된 건 1980년이었다. 총규모는 18만7575㎡로 사자, 호랑이 등 동물 6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서울 롯데월드나 용인 에버랜드같은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커플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반나절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놀이기구가 모여 있는 구역인 ‘드림랜드’에는 바이킹, 청룡열차, 범퍼카, 대관람차, 회전목마 등이 가동 중이다. 레트로 분위기가 물씬 풍겨 포토 스폿으로 인기있다.

◆팔복예술공장
팔복예술공장은 1992년까지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약 4000여 평의 공장을 개조한 복합공간이다. 다양한 전시와 공연 등 이벤트가 수시로 개최된다. 대관료를 낮게 책정했고 공간이 아기자기하게 구획돼 있어 쓰임새가 다양하다.
A동에 자리한 카페 써니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카페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지역 어르신들이 맛있는 커피를 내린다. 카페 써니를 채우고 있는 인테리어 소품과 건축 자재는 전부 재활용품이다. 가운데 긴 테이블 위에 달린 조명은 여공들이 앉던 의자를, 사각 테이블은 공장 문짝을 뜯어다가 만들었다.

◆왕의지밀
전주에서 가장 주목받는 숙소 중 하나인 왕의지밀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한옥호텔이다. 한옥마을에서는 약 3km 떨어져 있어 택시로 10분이내로 이동 가능하다. 64개 객실과 연회장, 세미나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드넓은 잔디밭이 있는 야외 공간이 잘 가꿔져 있어 전통놀이 체험, 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가 수시로 열린다.
왕의지밀은 2017년 오픈한 곳으로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지정됐다. 객실이 있는 한옥 건물은 11개 동이며, 건물마다 왕의 이름을 붙였고, 정1품∼정5품으로 등급을 나눠놨다. 호텔 이름에 들어간 ‘지밀’이라는 단어는 왕의 침소, 왕이 잠자는 곳을 뜻한다. 호텔이 위치한 기린봉 자락은 조선왕조 전주이씨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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