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하네.’
축구에서 기본적으로 수비수는 수비를, 공격수를 공격을 잘하면 된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두 가지를 다 잘하면 바로 월드클래스 선수다. 김민재(26·나폴리)가 공수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하고 있다.
나폴리는 4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와 2022~2023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 5경기 무패(3승2무)로 리그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그 중심에는 ‘신입생’ 김민재가 있다.
◆수비력은 최강
김민재는 최근 튀르키예(터키)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로 이적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로 떠난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낙점됐다.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큰 키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제공권과 탄탄한 피지컬, 투쟁심 넘치는 정신력에 준족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따랐다.
상상은 현실이 됐다. 김민재는 이적 후 주전으로 뛰고 있다. 실력도 확실하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긴 공격적인 팀 전술에도 최후방에서 수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번 라치오전까지 포함해 5경기 동안 나폴리는 단 4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특별한 적응기 없이 팀에 녹아들었다.
◆빌드업도 잘해
현대 축구에서 중앙 수비수에게 요구하는 빌드업 능력도 뛰어나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정확한 패스를 전방으로 연결한다. 특히 수비 지역에서 단순하게 클리어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을 걷어내기 전 미리 동료의 위치를 파악해 패스까지 함께 해낸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역습과 점유 등 다양한 세부 전술을 가져가고 있다.
수치까지 훌륭하다.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세리에A 5경기 동안 무려 89.1%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다. 라치오전에서는 파이널 써드 지역 패스를 11개나 해냈다. 중앙 수비수지만 탈압박과 전진 움직임을 통해 중원 지역까지 올라와 공격 전개에 힘을 보탠다는 의미다. 준수한 미드필더와 비슷한 수준의 패스 능력을 자랑한다. 라치오전 종료 기준으로 리그 내 수비수 패스 횟수 전체 1위다.
◆골까지 넣었어
득점도 있다. 수트라이커(수비+스트라이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김민재는 지난달 22일 AC 몬차전(4-0 나폴리 승)에서 헤더로 세리에A 데뷔골을 넣었다. 이후 리그 일정을 두 경기 소화한 뒤 또 포효했다. 몬차전은 추가골이어서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렸다. 데뷔골처럼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이 0-1로 밀리던 전반 37분 헤더로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슈팅을 뽐냈다. 상대 골키퍼가 걷어내며 혼전 상황이 벌어지는 듯했으나 주심이 곧바로 골을 선언하며 나폴리는 분위기를 탔다. 기세를 살려 역전골까지 넣으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김민재의 이런 활약은 나폴리뿐 아니라 오는 11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도 호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약체에 속한다. 손흥민(30·토트넘홋스퍼)과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를 보유했어도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많은 골을 기대하긴 냉정히 힘든 전력이다. 세트피스의 득점이 필요하다. 김민재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 빅리그에서 세트피스로 벌써 두 골을 넣으며 주전 수비뿐 아니라 한국의 또 다른 무기로 떠오른 ‘수트라이커’ 김민재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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