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침묵에 불명예 신기록을 쓸 뻔했다. 가까스로 사슬을 끊어냈다. 안심하긴 이르다. 다음 발걸음이 더 중요하다.
프로야구 삼성 외야수 김헌곤(34)은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서 만감이 교차했다.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2회 무사 1루서 상대 선발 김민우의 2구째, 시속 140㎞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전 안타를 생산했다.
44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지난 5월 27일 LG전서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를 만든 뒤 43타석 연속 무안타로 고개를 떨궜다. KBO리그 역대 4위에서 멈췄다. 염경엽(51타석·1995~1997년), 손시헌(48타석·2014~2015년), 유지훤(47타석·1983년)이 차례로 1~3위를 기록했다.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궤도에 올라야 한다. 김헌곤은 통산 타율 2할7푼대로 선전해왔다. 2011년 데뷔한 그는 2018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141경기서 타율 0.300(513타수 154안타) 11홈런 71타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올해는 57경기서 타율 0.173(162타수 28안타) 13타점에 그쳤다. 부지런히 타격감을 조정해 2할 중반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올 시즌 개막 전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새 주장으로 책임감도 높였다. LG로 자유계약(FA) 이적한 박해민 대신 주전 중견수로 출발했다. 그러나 길어진 부진에 입지가 좁아졌다. 4월 22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외인 호세 피렐라가 임시 주장을 맡아야 했다.
김헌곤은 5월 4일 1군에 콜업됐다. 그 사이 2년 차 신인 김현준이 빼어난 활약으로 중견수를 꿰찼다. 수비가 강점이던 김현준은 52경기서 타율 0.316(114타수 36안타)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3, 득점권 타율 0.368로 펄펄 날고 있다.
김헌곤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전 우익수 구자욱이 이탈해있다. 지난 14일 LG전 이후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열흘 뒤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승규, 송준석이 공백을 메워왔다. 김헌곤까지 힘을 합친다면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 1안타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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