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가 김유정, 안효섭, 공명, 곽시양 네 배우의 열연에 힘입어 유종의 미를 거뒀다.
26일 종영한 ‘홍천기’ 최종회에서 홍천기(김유정)와 하람(안효섭)은 비극적 운명을 넘어 사랑을 지켜냈다. 최후의 마왕 봉인식에서 마왕에게 눈을 빼앗긴 홍천기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용을 완성했다. 가까스로 마왕 봉인에 성공했고, 하람은 시력을 되찾았다. 5년 후 마왕의 저주에서 벗어나 눈을 뜬 홍천기와 부부의 연을 맺은 하람의 복사꽃밭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약 5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김유정은 이번에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지켰다. 천재 화공 홍천기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수개월 전부터 한국화 연습을 했다고 알려진 김유정의 노력과 장태유 감독의 연출력과 더해져 매회 명장면이 탄생했다. 광증에 걸린 아버지를 향한 효심, 힘든 환경 속에서도 당찬 에너지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었다. 판타지 속에서 꽃 핀 하람(안효섭)과의 애틋한 로맨스는 물론 주향대군과 맞선 15화, 다시 시력을 잃은 16화에서 시청자를 숨죽이게 하는 열연을 펼쳤다.

‘홍천기’로 첫 사극에 도전한 안효섭의 변신도 돋보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붉은 눈의 하람을 연기한 그는 비밀을 품은 서문관의 주부 하람이자 왕실을 위협하기 위한 정보조직 월성당의 수장 일월성, 하람의 몸에 깃든 마왕까지 3개의 캐릭터를 그렸다. 붉은 눈을 통해 홍천기를 향한 절절한 마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왕화 된 하람을 표현하기 위한 특수분장, 와이어 연기도 불사한 그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며 자신의 대표작을 갈아치웠다.

양명대군 역의 공명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극을 채웠다. 예술을 아끼는 낭만주의자이자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는 풍류객이었다. 홍천기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면서도 하람과 홍천기의 관계를 묵묵히 지켜줬다. 내면의 외로움을 감춘 유쾌한 외면을 보였고, 역모로부터 왕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간 공시생, 열혈 형사, 귀여운 연하남 등 밝은 캐릭터에 두각을 나타냈다면, ‘홍천기’를 통해 능청스러움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연기를 소화했다.

유일한 악역 주향대군 역의 곽시양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 초 훈훈한 꽃미남 역할을 주로 맡아온 곽시양은 자신의 두 번째 사극 ‘홍천기’를 통해 악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왕좌를 향한 야망이 넘치는 주향대군으로 분하며 자연스러운 사극 톤과 무게감있는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마왕 내림을 향한 욕망과 혈육을 베어내고서라도 왕좌에 앉으려는 열망이 마지막 순간까지 불타올랐다.
멜로, 판타지, 사극까지 흥미로운 장르의 총집합체였다. 배우들의 열연 덕에 최종회는 10.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안방극장 사극 대전의 선두주자로 나선 ‘홍천기’는 첫 방송부터 줄곧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지키며 만족스러운 퇴장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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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홍천기’ 방송화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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