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아버지’ 이순재, 주현, 김갑수가 각기 다른 세 아들을 만나 예측불허의 부자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1일 오전 KBS2 새 예능 ‘新 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이하 ‘갓파더’)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해룡 PD와 세 아버지 이순재, 주현, 김갑수, 그리고 두 아들 허재와 장민호가 참석했다. 주현과 부자로 호흡한 문세윤은 불참했다.
오는 2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을 앞둔 ‘갓파더’는 근현대사를 짊어지고 온 ‘국민 아버지’ 스타와 여전히 인생의 답을 찾고 있는 ‘국민 아들’ 스타를 통해 대한민국의 부자(父子) 관계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일, 결혼관, 성격도 제각각인 부자(父子)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같이하며 서로의 눈높이를 맞춰간다. 배우 이순재와 농구 감독 출신 허재, 배우 김갑수와 트로트 가수 장민호, 배우 주현과 코미디언 문세윤이 이색 부자(父子) 호흡을 맞춘다.
‘갓파더’는 자칭 불효자 김해룡 PD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김 PD는 “아버지와 항상 어색했다. 이야기 나누거나 취미를 공유하거나 하지 못했다. 자주 전화를 드리지도 않았다”면서 “지난해 아버지가 작고하시고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예능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공감할 것”이라고 자신한 김 PD는 “부모님에겐 어색한데 남들에는 잘한다. 그 관계를 예능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남자들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보고 그간 다루지 않았던 부자관계 이야기 들어보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김 PD는 “방송 다음 날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순재는 올해 88세로 1956년 데뷔해 65년 동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농구스타 허재가 자기관리 '끝판왕' 이순재와 만났다.

아버지가 된 이순재는 “허재가 아들을 데리고 오는 줄 알았다. 부자간이 될 줄 몰랐다”면서 “허재가 아버지에게 은공을 갚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더라. 나와 반대였다. 나는 젊을 때 아이들에게 아버지 노릇을 못 했다. 우리 부자에겐 그런 이야깃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허재는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사랑만 받아봤지 해드린 게 하나도 없더라. 아버님 역할을 해주시는 이순재 선생님에게 어떤 걸 더 열심히 해드려야 예뻐해 주실까 생각한다.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게 아버지에게 사랑받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고심했다. 그러자 이순재는 “가끔 용돈도 주고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고, 허재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용돈을 드리지 못했다. (드리겠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농구선수로 활동 중인 두 아들과 이순재의 만남을 향한 기대도 모인다. 허재는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방송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돌아가신 아버님은 손자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못 보셨다. 시간이 되면 아버님(이순재)와 농구 관람도 하려 한다”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어설프더라도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다. 허재의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갑수는 아들 장민호와 만나 젊은 세대 못지않은 트렌디함을 뽐낸다. 홀로서기에 나서 첫 고정 예능으로 ‘갓파더’를 택한 장민호는 고민 상담부터 말 못한 속마음까지 솔직하게 꺼내 놓는 등 김갑수와 친구 같은 유대감을 선보인다는 후문이다.

벌써 유쾌한 부자 관계가 예상되는 투 샷이었다. 김갑수는 “심심할 일이 없다. 얼마나 잘하는지 노래도 시켜봤다”며 아들 장민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 민호는 어려서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아이돌도 해보고 여러 장르의 음악 거친 친구다. 자랑하려면 끝도 없다”며 추켜세웠다.
장민호는 “관찰 예능이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기대해도 될 만큼 스펙타클한 케미스트리가 나온다. 나도 김갑수 선배님도 첫 관찰 예능이라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지상파 첫 고정 예능으로 시청자를 만날 장민호는 “내게 중요한 시기에 온 프로그램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마음을 잃어갈 즈음 만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지내는 가족들이 부러웠는데, 이번에 부자의 케미스트리가 방송을 통해 보이길 바란다”고 바랐다.

외모마저 닮은 부자 주현과 문세윤은 아버지와 아들로 만나 폭풍 먹방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주현의 성대모사를 선보였던 문세윤이다. 주현은 “덤벙덤벙할 줄 알았는데 만나보니 의외로 완벽주의자다. 엄청난 노력을 하더라”고 아들을 칭찬하며 “내가 술을 잘 먹는 걸 알아서 매번 술을 가져온다”며 “문세윤과 비슷한 게 많다. 잘 맞는다”고 했다.
이순재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가 조화를 이루기 쉽지 않다. 세대 차도 있고 이해관계도 다르다. 대부분 통제를 하는 게 아버지”라면서도 “‘갓파더’를 통해 공감을 일으키고 아버지와 아들이 더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또 “허재와 나는 같은 고민을 하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서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더했다.

이색 부자 관계를 보여줄 출연자들에게 이상적인 부자 관계란 어떤 것일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주현은 “아버지는 근엄해야 한다. 그래야 자식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다. 아픈 매가 나중에는 큰 사랑으로 돌아올 거다”라고 답했다.
김 PD는 “예능에서 보기 힘든 아버지 3인방과 요즘 가장 핫한 아들 3인방이 모였다. 세 부자의 각각 다른 케미스트리를 기대해 달라”면서 “바람이 있다면 부디 건강히 장수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아들 세 분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길 바란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발표회를 마치며 김갑수의 깜짝 제안이 있었다. “큰절을 하라”는 아버지 김갑수의 제안에 장민호, 허재, 그리고 김해룡 PD는 카메라를 등진 채 세 아버지에게 큰절을 하며 ‘갓파더’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원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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