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지성을 필두로 김민정, 진영, 박규영이 ‘악마판사’로 뭉쳤다.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라는 가상의 세계관은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 있을까.
1일 오후 tvN 새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지성, 김민정, 진영, 박규영과 최정규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3일 첫 방송 되는 ‘악마판사’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를 통해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다. ‘혼란의 시대에 등장한 악마판사 강요한(지성)은 과연 모두의 영웅일까, 법관의 가면을 쓴 악마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고자 한다.
먼저 최정규 감독은 “대본을 어떻게 표현할지 중점을 뒀다. 디스토피아의 분위기 연출 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하려 했다. 가상의 설정 바탕으로 하다 보니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가끔은 미래적이고, 또 가끔은 과거의 모습을 담았다. 범위를 넓게 썼다”고 밝혔다.
‘라이브 법정 쇼’라는 신선한 소재에 관해서는 “요즘 원격회의와 라이브 방송에 익숙하다 보니 쉽게 받아들이실 거라 생각했다. 그보단 배우들이 어떻게 하면 드라마로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초반에는 엄숙한 분위기로 국민과 소통하는 장으로 법정을 활용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들이 충돌하는 장소로 법정을 활용하고자 했다.

'악마판사'의 타이틀롤 강요한 역에는 ‘믿고 보는 배우’ 지성이 출연한다. 라이브 법정 쇼를 이끄는 시범재판부 소속 재판장 강요한은 악인들을 피도 눈물도 없이 처단하며 국민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과정을 파헤칠수록 의문이 가득한 인물. 그런 그를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김가온과 법정에서 마주한다.
지성은 “여느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사랑하는 캐릭터 아니고 악을 악으로 처단하는 판사다. 그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법조인 출신 작가이자 전작 ‘미스 함무라비’로 화제를 모은 문유석 작가와의 인연도 밝혔다. 지성은 “문유석 작가님과는 전부터 개인적인 관계가 있었다. 캐스팅 전부터 같이 한다면 어떤 작품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셨고, 악한 판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커’ 같은 판사를 연상했는데, 그걸 현실로 만드셨고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지성은 “캐릭터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감독, 작가님과 많은 이야기 나눴다. 가장 힘들었던 건 연기보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였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촬영에 임하면 어렵게 느껴지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작가님과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떠올리게 됐다. 그런데 작가님이 강요한은 파우스트를 꼬시는 메피스토펠리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라고, 선한 힘도 없는 단순한 악이라고 하시더라. 명쾌한 답변이기도 했지만 충격적이었다”고 답했다.

김민정은 ‘국민 여러분!’ 이후 2년 만에 차기작으로 ‘악마판사’를 택했다. 강요한의 최대 숙적인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를 연기한다. 우아하고 화려한 외모, 현란한 언변을 바탕으로 위선 뒤에 가려진 인간들의 진짜 욕망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그것을 이용하는 인물이다.
그는 “정선아라는 인물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 선아도 악(惡) 쪽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악녀’라는 단어 하나로 이 사람을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킬힐처럼 아찔한 매력의 여자지만 속에는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이 있다. 두 지점을 조화를 이뤄 공감 얻을 수 있을까가 관권이었던 것 같다”고 캐릭터 준비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선아 캐릭터의 볼거리를 관전 포인트로 짚었다. 김민정은 “‘미스터 션샤인’으로 원 없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원 없이 했다”며 스타일링에 관심을 당부했다.

‘악마판사’는 배우 지성과 김민정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지성은 “스포일러라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 수는 없다”고 둘의 관계를 비밀에 부치면서도 “‘뉴하트’ 이후 14년 만이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며 김민정과의 재회에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민정 씨의 예쁜 눈망울이 그대로더라. 너무 반가웠고 같이 촬영하면서도 호흡을 맞춰봤던 대로 몰입하는 데 서로 도움을 주어서 좋았다”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김민정은 “적대적이지만 그 안에 농익은 미묘한 관계가 있다”고 강요한과 정선아의 관계를 귀띔했다.

극중 진영 시범재판부 배석판사 김가온으로 분한다. 라이브 법정 쇼 단 1회 방송 만에 스타덤에 등극하는 젊은 판사다. 가슴 아픈 과거사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으로 세상을 속이는 힘 있는 자들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과 불신을 가지는 인물이다.
진영은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지성이 혼자 캐스팅되어있는 상태였고, 둘이 많이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안 할 이유가 없었다. 디스토피아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에서도 나와 동질감을 느꼈다. 할 수밖에 없었다”는 출연 계기를 전했다.
김가온은 극을 바라보는 입장에 선다. 진영은 “연기적인 액션도 많지만, 많은 배우에게 리액션을 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후반부로 갈수록 변해가는 모습들에도 확실히 끌렸다.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인물의 다채로운 감정들 느끼고 싶었고, 결과적으로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진영은 그간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등을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의 캐릭터, 청춘물에 주로 출연해왔다. 하지만 ‘악마판사’에서는 비행청소년 출신의 판사 김가온으로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진영은 “기존에는 가볍게 할 수 있었던 캐릭터라면 이번엔 더 깊게 생각해야 한다”고 비교하며 “내가 항상 어리게만 행동했던 사람인 것 같다. 말투에서 어린아이 같은 면이 묻어나와서 수정하려 노력했다. 말투에서 어른스럽고 날카로운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지성과 진영의 브로맨스, 연기적 시너지도 관전 포인트다. 진영은 “요한 부장님(지성)이 주시는 것만 잘 듣고 받아쳐도 기본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 부끄럽게도 많이 학생처럼 배우면서 촬영했다. 지성의 리드에 따라 잘 따라가다 보니 좋은 브로맨스 케미스트리가 나온 것 같다. 그 기운이 화면에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박규영은 광역수사대 에이스 형사 윤수현 역을 맡아 진영과 호흡한다. 어린 시절부터 김가온(진영)과 친남매처럼 자라온 사이. 가온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험한 세상에서 가온을 지켜주고자 한다.
윤수현은 불의를 보면 본능적으로 몸부터 앞서는 인물이다. 용기 있고 강한 사람이지만 자기 사람들에게는 크게 동요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대상이 되는 가온의 앞에서는 약해지는 모습도 보인다. 박규영은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변해가는 가온이의 모습에 수현이의 반응도 달라진다 그런 모습이 재밌게 다가왔다”고 했다.

가온 역의 진영과의 러브라인도 관전 포인트다. 박규영은 “수현이가 굉장히 용감하고 강하고 멋지고 털털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가온이의 에너지를 받아서 나오는 행동들이 많다. 가온이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봤고, 너무 지켜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 가온이를 위해서라면 몸을 던져서 보호하고 싶은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진다. 실제로도 진영에게 너무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며 둘의 호흡을 기대하게 했다.
‘악마판사’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란 세계관을 통해 색다른 법정물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지성은 “가상의 세계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었다. 걱정거리나 화두는 똑같았다. 고민의 무게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면서 “단지 가상의 세계에서는 그 걱정거리가 문제점으로 수면위로 올라와 있다는 것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악의 개념으로 모든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매력이 있으면서도 슬픔으로 다가오고 괴롭긴 했다. 연기하면서도 내가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고 돌아봤다.
‘악마판사’는 오는 3일 밤 9시 첫 방송 된다. 약 반 년간의 촬영을 돌아본 박규영은 “첫 방송이 가까워져서 너무 기쁘다. 시청자로서 많이 기대된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고, 진영은 “재밌게 촬영한 ‘악마판사’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란다. 첫 방송을 시작으로 8월까지 두 달간 여러분의 주말 밤 9시를 책임지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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