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인천 김진엽 기자]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쉽지 않은 90분이었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24)의 이야기다.
인천은 11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5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12분에 나온 김도혁의 선제골로 리드하다가 경기 종료 직전 신진호에게 프리킥골을 허용해 승점 1만 챙겼다.
패색이 짙어질 뻔했던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후반 14분 실수가 나와서 동점골을 허용한 것. 다행히 주심은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거쳐 해당 실수 장면 전에 포항의 오프사이드가 있었다고 판정하며 득점 취소를 알렸다. 그렇게 인천은 어렵게 승점 3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실수를 범한 이는 2021시즌 첫 선발 기회를 잡은 골키퍼 김동헌이었다. 김동헌은 2019시즌 인천과 연을 맺으며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지만 데뷔전을 치르지는 못했다. 이듬해 첫 경기를 소화하긴 했으나 로테이션 멤버에 그쳤다. 3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이번 시즌도 입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주전 수문장은 이태희의 몫이었다. 그러던 이번 포항전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조성환 인천 감독의 승부수였다.
조 감독은 경기 전 “이태희가 이번 시즌 내내 골문을 지켰으나 최근 큰 실점이 많았다. 이태희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쉬어가야 할 타이밍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대체 발탁된 김동헌에 대해서는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김동헌에게는 정말 중요한 기회였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가져간다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시즌 주전 경쟁 첫 무대인 만큼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었다.
조 감독의 기대대로 김동헌은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 포항의 공격이 아주 매서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따금 나오는 슈팅을 잘 막아냈다. 델브리지, 김광석, 오반석 등이 이룬 베테랑 백스리와도 끊임없이 소통하며 견고한 수비라인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처리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처리하기 어려운 공은 아니었으나 정확하게 잡지를 못했고 공을 흘렸다. 이를 송민규가 로빙슛으로 승부의 균형을 바로 잡았다. 다행히 이 득점 전에 포항의 오프사이드가 있었고 득점은 취소됐다.
지옥에서 벗어난 김동헌은 심적으로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다. 경기 종료 전까지 실수 전에 보였던 훌륭한 방어력을 이어갔다.
무실점에는 실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신진호에게 프리킥 득점을 허용했다. 이 실점은 김동헌의 실수보다는 신진호가 잘 찬 득점이었다. 김동현에게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또 아쉬움이 남았을 90분이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인천유나이티드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