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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삼광빌라’ 인교진의 행복론 [스타★톡톡]

입력 : 2021-03-15 10:26:05 수정 : 2021-03-15 18: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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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오! 삼광빌라’는 피가 섞이지 않은 ‘남’들이 모여 가족 그 이상의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 안에서 인교진은 밤무대 트로트 가수 김확세를 연기했다. 이질감 없이 녹아드는 윤활유 같은, 세대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분위기 메이커였다. 

 

 지난 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는 남녀노소 함께 시청할 수 있는 가족극이었다. 10일 화상인터뷰로 만난 인교진은 ‘굿이야’를 흥얼거리며 등장했다. ‘요즘 대세’ 트로트 가수 김확세로 분한 그는 직업이 가진 특수성, 직업을 표현함에 있어 동떨어지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힘썼다. 인교진은 “연기하면서 옷, 머리 스타일 등 비주얼에 신경 쓰는 편”이라며 “노래 실력은 한순간에 일취월장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외적인 부분에 신경 썼다”고 했다. 

 ‘굿이야’를 발표하며 OST 가창에도 나섰다. “가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라고 자화자찬하며 싱글벙글 웃어 보인 인교진은 “요즘처럼 트로트에 관심이 높은 때에 가수 역할을 한다는 건 희소성 있는 일이다. 기분도 좋다”면서 “부를 수 있는 나만의 노래가 있다는 자체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가 아니라면 행사라도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야망을 드러내며 “‘부캐(부캐릭터)’ 김확세로 계속 활동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Be Happy’라고 쓰던 사인 문구도 ‘굿이야’로 바뀌었다. 지인들도 가족들도 칭찬이 마를 날 없다고. 인교진은 “잊힐 만하면 듣고 또 듣는다”고 말했다. 김확세 캐릭터를 구축하며 참고한 건 ‘미스터트롯’ 출신의 가수 장민호다. 가창력에 외모까지 겸비한 장민호의 무대매너, 의상, 표정을 참고하되, 그보다 조금 더 과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배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끈끈해졌다. 오랜만에 출연한 긴 호흡의 가족극에 만족도도 높았다. 인교진은 “장편드라마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이런 감정을 느낀 지 오래된 것 같다”고 했다. 시종일관 호쾌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끈 인교진이 가장 강조한 것 역시 ‘행복’이었다. ‘오! 삼광빌라’를 하며 더욱 ‘행복’의 가치를 깨달은 그다. 인교진은 “사람과의 행복이 제일인 것 같다. 행복하려고 일을 하고 행복하려고 관계를 맺고 행복하려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거란 것. 그리고 가족의 행복만큼 좋은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포기하지 않는 김확세를 연기하며 오랜 무명시절을 거친 자신의 삶을 돌아보진 않았을까. 김확세를 연기하면서 떨어진 자존감, 그로 인한 상실감과 소심함을 담고자 했다. 마치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대학생이 되고 MBC 공채에 합격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았어요.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나니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더라고요. 여전히 전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죠. ‘잘 모르는 배우’라는 소릴 들을 때는 자존감이 바닥을 쳤어요. 서른이 되던 해에도 그랬죠. 이렇게 생각해보니 김확세와 접점이 있네요. 거리낌 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멋진 여성 캐릭터를 만나 자존감도 자신감도 되찾는 설정도 저와 비슷해요. 저 역시도 아내를 만나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삶을 살고 있거든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능청스럽게 대사를 이어간다. 가끔은 얄밉고 또 가끔은 조금 모자라다 싶으면서도 애정할 수밖에 없다. 인교진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편안하고 친숙한 캐릭터가 많다. 인교진도 ‘가장 잘하는’ 연기로 꼽을 정도다. 어수룩하면서도 웃기고 또 뻔뻔한 캐릭터, 그는 ‘띨빵’한 연기라고 칭했다. 

 

 작품을 선택함에서는 자신이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작품인지를 가장 먼저 고민한다.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도 항상 염두에 두지만 이미지 변신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인교진은 “악한데 조금 띨빵함이 가미된 역할이라면 나답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영화 ‘달콤한 인생’처럼 느와르 영화 속 악독한 킬러지만 모자란 면이 ‘조금’은 있는 캐릭터가 어떨까 상상해봤다”고 꽤 자세한 설명을 내놨다. 

 

 이제 40대에 접어들었고, 배우로서는 20년 차를 맞았다. 특히 ‘오! 삼광빌라’를 통해 멋지고 책임감 있는 후배이자 에너지 넘치는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중간 세대로서 튼튼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 그럴 수 있는 발판이 될만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느껴졌다. 

 배우 소이현과 결혼해 두 딸을 얻은 그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부부 생활을 공개하며 감수성 풍부한 남편이자 아빠 인교진의 모습을 보여여주곤 했다. 두 딸 역시 김확세의 ‘굿이야’에 푹 빠졌다고. 아내 소이현은 만정과의 알콩달콩한 러브신에 정말 ‘쿨’하게 반응했다. 

 

아내의 쿨한 반응에 내심 섭섭한 티를 낸 인교진은 “(반대의 상황에서) 나는 쿨해도 쿨하지 않은 게 티가 난다. 그런데 아내는 정말 화끈하고 쿨하다. 그래서 억울하다. 격정 멜로를 해야 하나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배우로서의 인교진은 대중이 바라보는 모습, 아빠로서의 인교진은 딸들이,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인교진은 아내가 바라보는 시선이겠죠. 세 가지 역할에 공통점은 ‘행복’인 것 같아요. 열심히 연기하는 이유도 행복에 있어요. 조금 더 다양한 장르에서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역량을 넓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죠. 배우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좋은 아빠, 남편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남편 인교진으로서는 황혼 즈음 아내에게 ‘당신이랑 같이 살아서 행복하고 재밌었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라는 답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장 중요한 건 행복입니다.

 

 ”긴 시간동안 ‘오! 삼광빌라’를 촬영하며 연기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올해도 배우 인교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올해는 ‘평범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연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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