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기자] 이번에는 ‘형만 한 아우’가 나올 듯하다.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두 번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자 첫 중형 SUV인 GV70(지브이세븐티)가 마침내 처음으로 실물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공개하는 미디어 시승행사를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야외 주차장에서 진행했다. 1년 전 세단밖에 없던 제네시스에 처음으로 등장한 대형 SUV GV80(지브이에이티)가 선사한 신선한 충격 이상이었다.
제네시스는 16일 GV70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이달 중 전국 영업점을 통해 계약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할 예정이다. 판매가격은 400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
GV80는 계약 첫날에만 소비자들이 1만5000여대를 계약하면서 연간 판매 목표량인 2만4000대의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3만74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GV70의 흥행 성적도 기대를 모은다.
GV70 외관은 GV80의 유려한 외부 모습을 이어가면서 제네시스 특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잘 조화시켜 독창적인 느낌을 살짝 가미했다. 그 느낌은 GV80보다 좀 더 젊고 역동적이다. 크기도 더 작은데 꽤 듬직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면 깔끔한 가죽 재질이 밝은 베이지색과 검은색으로 나뉘어 조화를 이루면서 하얀 실 박음질까지 가미해 고급스럽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 기어 조작은 돌리는 형태인데 독특하면서 잘 정돈된 다른 버튼들과 어우러져 젊은 감각을 뽐낸다.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전달해줄 정중앙의 디스플레이와 입체적인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까지 모두 갖췄다.
시승 구간은 하남에서 가평까지 왕복 100여㎞ 정도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등록 절차가 진행됐다.
GV70는 이번에 가솔린 2.5 터보와 3.5 터보, 디젤 2.2 등 3개의 엔진으로 운영한다. 시승차는 3.5 터보 가솔린이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세단처럼 조용히 부르르 떨며 차체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3.5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m의 힘을 발휘한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스포츠 주행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고속 주행 중이던 차들이 모두 저만치 뒤로 멀어졌다. 복합연비는 8.6㎞/ℓ인데 스포츠 주행 모드로 많이 달려서인지 8.3㎞/ℓ 정도 나왔다.
정숙성도 뛰어났다. 도로와 차 밖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증강현실을 더해 편리했다. 시인성도 뛰어나 어디에서 빠지고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알아보기 쉬웠다. 여기에 시승 구간 내 서울-양양 고속도로에는 터널이 많은데 진입 전마다 외부 공기 차단이 자동으로 설정되고 공기청정 기능도 갖춰 만족스러웠다.
가장 놀라운 것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장치였다. 차로 중앙으로 핸들이 항시 스스로 움직여주고 설정한 속도와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말 그대로 반자율 주행 기능이다. 설정도 직관적이라 핸들 위 버튼을 세 개 정도 조작하면 가능했다. 특히 정체 시에도 30초 안에 앞차가 출발하면 자동으로 섰다가 출발까지 스스로 한다. 자동 차로 변경 기능도 경험해봤는데 알아서 차로를 변경해주는 기능은 제네시스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수많은 국산 또는 수입 SUV를 직접 몰아봤지만 디자인부터 주행성능과 편의기능까지 가장 고급스러운 것만 골라놓은 최고의 SUV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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