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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에게 찍혔을 때’ 강율 “꾸준히 쉼 없이…기억 남는 배우 될래요” [이슈스타]

입력 : 2020-06-19 09:39:36 수정 : 2020-06-19 09: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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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웹드라마 ‘열일곱’, ‘꽃길로 22’,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리즈까지. 배우 강율은 웹드라마 계에서는 이미 이름난 배우다. 1020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인기 배우이기도 하다. 

 

최근 종영한 ‘일진에게 찍혔을 때2’는 사랑과 우정, 학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19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나갔다. 극 중 강율은 모두에게 까칠하지만 연두(이은재)에게만은 다정한 사랑꾼 지현호를 연기했다. 시즌1은 게임원작을 충실히 따라갔다면, 시즌2는 원작과는 다른 신선한 전개로 채워졌다.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강율은 처음 ‘일진에게 찍혔을 때’를 만났던 때로 돌아가 작품을 만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지현호, 서주호 두 역할의 제안이 왔지만, 대본을 보고 지현호에 맞춰 오디션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학원물이라고 해서 ‘학생다운’ 모습을 강조하진 않았다. 지현호의 느낌대로, 대사에 포커스를 맞춰 ‘츤데레’ 지현호를 만들었다. 평소 자신의 성격을 생각해보니 ‘잘 살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율의 모습에 연기를 조금 가미한다면 지현호를 완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시즌1의 지현호는 강율과 90% 이상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여자친구를 대하는 태도, 툭툭 내뱉는듯한 말투 등이 실제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 반면 시즌2의 지현호는 70% 정도. 이유는 ‘애교’다. 학원물의 특성상 사뭇 놀랄법한 대사나 행동이 출몰(?)하기 마련이다. 항마력(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이나 사진을 보고 느끼는 감정의 수치)이 달리지 않았냐는 기자의 물음에 강율은 “당연히 안 괜찮았다”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캐스팅이 확정되고 원작 게임을 해봤다는 그는 “5분도 못했다. 차라리 원작을 따라가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내가 맡은 배역이니 ‘내 느낌대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이미 유행어가 되어 버린 ‘너냐, 내 여자친구가?’라는 대사는 어땠을까. 질문을 던지자마자 그는 “죽을 뻔했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 힘들었다”라면서 “시즌1 때는 정말 힘들었고, 이게 명대사가 되고 나니 익숙해졌다. 여기저기서 다 하니까 아무렇지도 않더라”라고 쓴웃음을 지어 웃음을 안겼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현호는 조금 툴툴대지만, 연두를 만나 공부도 해보고, 학교가 정한 규율도 어기지 않으려 노력한다. 서로 오해가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결을 본다. 일진이 아니라 ‘남자다운’ 캐릭터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일진에게 찍혔을 때’라는 제목은 평범하지도, 그다지 친근하지도 않다. ‘일진’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거부감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직접 드라마를 보면 공감할 수 있는 10대의 이야기를 담은 학원물이다. 강율 역시 제목을 접하고 의문을 던졌다. 혹시나 ‘일진 미화’ 등의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서다. 

 

“감독님과 미리 이야기를 나눴어요.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죠. 감독님이 걱정 말라면서 대본을 보여주셨어요. 그런데 제목에만 ‘일진’이 들어가더라고요.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비속어를 남발하는 등의 장면은 없어요. 지현호는 오히려 오해받는 역할이죠. 염색했다는 이유로 일진 같아 보일 뿐이었어요. 그래서 일진의 행동이나 말투 같은 걸 알아볼 필요도 없었죠.”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2는 누적 5000만 뷰를 돌파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시즌1 역시 누적 조회수 8000만 뷰를 기록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즌2는 종영했지만, 시청자들은 입을 모아 시즌3의 탄생을 기원하고 있다. 이토록 인기를 끈 ‘일진에게 찍혔을 때’의 비결은 무엇일까. ‘실패할 수 없는’ 학원물의 인기 비결을 묻자 강율은 “아무리 두발 자유가 됐다고 해도 현호처럼 샛노란 색으로 염색하는 학생은 없을 거다. 학원물만의 매력도 있지만, 어린 팬층이 많은 이유는 판타지에 있지 않을까. 직접 할 수는 없지만 원하는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라고 이유를 찾았다. 

 

웹드라마는 10∼20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잠깐의 시간만 나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긴 호흡을 가지는 TV 드라마와 달리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차이점도 있다. 강율은 “TV 드라마의 경우 전개를 통해서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설명이 가능하지만, 웹드라마는 조금 더 힘을 들여서 설명하고 표현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 감독님께 질문도 많이 했었다”라고 돌아봤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강율이 교복을 입고 10대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도 낯설 법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처음엔 정말 어려울 것 같았다”라면서 “선후배 관계도 엄격하지 않고, 두발도 자유에 교복도 자유로웠다. 내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봤을 때, 내 표현에 (시청자가) 공감해줄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은 첫 촬영 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스토리’가 모든 고민을 해결했다. 선후배의 예절은 중요치 않았고, 두발 자유를 ‘노란 머리’로 표현했다. 지금의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설정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그의 고민엔 조리과학고 출신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어린 나이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소년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차선책인 ‘요리’를 택했다. ‘스타 셰프’가 하나둘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던 시절이었다. 만일 셰프가 된다면 TV에 나올 수 있겠다는 돌파구가 생겼다. 그렇게 그는 요리를 시작하게 됐다. 

 

무려 8년간 요리를 했다. 장학금을 받고 이탈리아에 갈 정도로 인정받은 요리사였다. 하지만 유럽 작은 마을에 홀로 남겨진 동양인으로 산다는 건 무척 외로운 일이었다. “별을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것도 매일은 못 하겠더라”고 말할 정도. 부랴부랴 짐을 싸서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요리사라는 직업은 또 한 번의 슬럼프를 가져다줬다. 

 

“그 당시만 해도 요리사라는 직업이 촉망받지 못했어요. 자유롭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죠. 유럽에서는 신메뉴도 개발하곤 했는데, 한국은 같은 레시피를 2∼3년 쓰더라고요. 공장에서 일하는 느낌이 들었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내가 뭘 하려고 했었지?’ 그때 다시 생각했죠.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요리를 시작했다는 걸 잊고 살았더라고요.”

 

그렇게 요리를 접고 배우를 준비했다. 결정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게 됐다. 배우 강율이 내세운 강점은 ‘날 것의 느낌’이다. 그는 “연기학원에 6개월도 채 다니지 않았다.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인지 날 것처럼, 내만의 연기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점점 출연작이 쌓이고, 경험이 늘어갈수록 ‘연기’를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날 것의 연기를 이어가자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잃어버린 것 같았다”라고 말한 그는 “내 최대 강점을 찾기 위해 다시 노력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2017년 첫 작품을 시작으로 그의 필모그라피는 대부분 웹드라마로 채워져 있다. 정극을 향한 갈증은 없는지 묻자 그는 “팬이 생기니 조금씩 욕심이 생긴다”라고 답했다.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일념하에 배우 활동을 했다. 그리고 꾸준히, 쉬지 않고 연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차차 고정 팬층이 생기고 맡은 배역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팬이 원하는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더 욕심내고 오디션에 임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일을 안 할 때가 오히려 힘들다는 자칭 ‘일벌레’로서 대중의 기억에 심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얼굴을 비치는 배우가 되길 바라고 있다. 

 

SNS로 보내주는 팬의 DM(다이렉트 메시지)는 최대한 다 읽으려 노력한다. 10대 팬의 ‘요즘 화법’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는 그는 한 팬의 일명 ‘주접 댓글’을 읽으며 “이해가 한참 걸릴 때도 있다. 이럴 땐 내가 나이를 먹은 건가 생각한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가끔 마주치는 팬의 아는 척이 무척 반갑다는 그는 “멀리서 DM 보내지 말고 다가와 인사해 달라”며 팬을 향해 귀여운 요청을 하기도 했다. 

 

오는 20일 강율은 첫 단독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소아암 재단과 함께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수익금 기부를 목적으로 한다. 토크 콘서트 겸 팬미팅의 계획했지만, 혹여 실망스러울까 싶어 이것저것 욕심을 내고 있다. “노래도 부를 거고, 팬들이 좋아하는 강아지도 데려올 예정이죠. 춤은 고민 중이에요. (웃음) 깜짝 이벤트도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탄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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