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삼성 유격수 이학주(30)의 2020시즌이 이제야 시작됐다. 거친 경쟁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학주는 항상 화제를 몰고 다닌다. 지난해 해외 유턴파로 KBO리그에 입성했을 때부터 이목을 끌었다. 김상수를 2루로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를 꿰차며 당차게 출발했다. 화려한 플레이, 그와 대비되는 많은 실책(19개·리그 2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합창을 유도하는 응원가조차 이슈였다.
비시즌에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연봉 협상에서 난항을 겪어 스프링캠프 초반 동행하지 못했다. 뒤늦게 도장을 찍고 합류했지만 무릎 통증이 생겨 조기 귀국했다. 개막 엔트리 승선도 실패했다. 2군에 머물며 치료 및 재활, 실전 감각 회복에 집중했다. 지난 12일에서야 1군에 콜업됐다. 퓨처스리그 타율 0.214(14타수 3안타)로 완벽한 타격감은 아니었으나 공격보다는 내야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었다.
안심하긴 이르다. 지난해와 달리 1군에 이학주만을 위한 자리는 없다. 붙박이 주전이 아니라는 것. 삼성은 유격수 자리에 그를 넣기 위해 수비 포지션을 대폭 변경했다. 그간 주로 유격수를 맡았던 외인 타일러 살라디노가 3루로 향했다. 3루수 이원석은 1루수로 변신했다. 1루를 책임지던 이성규는 선발 라인업에서 자리를 잃었다.
이성규는 이학주 합류 전까지 알토란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3루타 1개, 홈런 1개 등으로 장타력을 자랑하며 팀 내 타점 2위(4타점)에 올랐다. 타율은 0.211이었지만 주전 타자 중 세 번째로 높았다. 내야에 변화가 일자 대타, 외야수로 역할을 바꿨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성규에 이어 살라디노의 외야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 경우 3루수 이원석-유격수 이학주-1루수 이성규의 기용이 가능해진다. 모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학주에게 기회를 줬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는 언제든 다시 짐을 싸야 한다.
이학주는 지난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1군 경기를 치렀다. 깊은 코스의 타구를 낚아내는 호수비,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와의 끈질긴 승부, 시즌 첫 안타 등을 기록하며 첫발을 뗐다. 남은 것은 자신의 필요성을 증명해내는 일이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고척돔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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