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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죽음 택한 차유리, 어쩌면 당연한 선택” [스타★톡톡]

입력 : 2020-05-01 16:02:28 수정 : 2020-05-01 18: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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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김태희의 모성애가 안방극장을 움직였다. 진짜 엄마가 된 김태희가 진심으로 그려낸 모성애가 그 비결이었다. 5년 만에 복귀작을 마친 배우 김태희가 ‘하이바이, 마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마마!’는 고스트 엄마 차유리(김태희)가 생전 모습 그대로 이승으로 소환되면서 펼쳐진 모녀 이야기를 다뤘다.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와 딸 서우(서우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펼쳤다.

김태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고스트 엄마’ 차유리로 분했다. ‘49일 환생 미션’을 두고 갈등했던 차유리는 뒤늦게 “살고 싶다”고 외쳤고, 자신이 살게 되면 딸 서우가 평생 귀신을 보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서우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삶을 선물한 차유리는 소중한 이들에게 작별을 고하며 종영을 맞았다. 

김태희는 종영 이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마치 아름다운 동화 같은 한 편의 긴 꿈을 꾸고 난 것 같다. 차유리로 지내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본 그는 “좋은 드라마로 따뜻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고 감사했다. 연기가 그리울 때 만난 좋은 작품이라 신나게 연기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귀신과 인간 그 어딘가에 위치한 ‘고스트 엄마’였다. 이를 두고 김태희는 “마치 입관 체험을 한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치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깨닫는 시간이 됐다”고 깊은 의미를 찾았다. 

 

차유리는 귀신으로 5년간 가족 곁을 지켰고, 가족 곁에 있을 수 있는 49일간의 시간을 얻었다. 단 한 번도 품에 안지 못하고 작별해야 했던 딸 서우와 함께 숨 쉬고 안아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마’ 차유리에겐 큰 선물이 됐다. ‘하이바이, 마마!’에서 김태희가 가장 중점을 둔 건 모성애와 가족, 지인을 향한 사랑이었다. 나아가 유리의 밝고 단순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태희는 “사전에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유리의 톤을 잡았다. 그래서 유리의 감정선만 따라가며 연기했고, 그 흐름이 내가 진짜 유리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대본을 진심으로 느끼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무려 5년을 가족 곁을 떠돌던 ‘고스트’ 차유리가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의 몸을 되찾았다. 1부 엔딩에서 인파 속에 차유리의 모습을 알아보고 눈을 떼지 못하는 조강화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김태희 역시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유리를 알아본 강화와 스치는 장면이 있었어요. 유리가 마지막으로 서우를 눈에 담고 떠나려는 순간, 강화가 유리를 보고 놀라 눈을 떼지 못하죠. 그 순간 늘 내 몸을 통과하던 눈이 어깨에 닿아 녹는 걸 보게 되죠.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명대사는 너무 많아 꼽을 수 없을 정도예요. 그래도 하나를 꼽자면, 에필로그 내레이션 중 ‘어떤 고난 속에서도 불구하고 아직 내가 무언가를 먹을 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만질 수 있으며 숨 쉬고 살아있다는 사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는 죽고 나서야 알았다’라는 부분이 있어요. 앞으로도 내가 힘든 순간이 오면 이 대사를 기억하며 힘을 낼 것 같아요.”

 

‘귀신’이라는 점만 빼면 전작의 어떤 캐릭터보다 실제 모습과 싱크로율이 높았다. ‘진짜 엄마’ 김태희가 그려낸 차유리의 모성애는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엄마이기에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던 장면이 있었냐는 물음에 김태희는 “서우와 붙는 모든 신이 그랬다”고 답했다.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신 또한 서우와 함께한 신이었다. 그는 16부 마지막, 서우를 두고 떠나는 신을 언급하며 “대본을 처음 받아보고, 끝까지 읽을 수가 없었다. 너무 마음이 아파 그 신만 남겨두고 대본을 봤다”고 돌아봤다. 촬영 직전에 차 안에서 대사를 숙지하고, 힘든 마음을 겨우 부여잡고 촬영했다고. 촬영을 마치고도 슬픔이 지속됐다.

“유리는 서우가 울어도 한 번 안아주지 못하고 이불 한 번 덮어주지 못했어요. 햇빛에 눈을 찡그리는 아이에게 그늘 한 번 만들어주지 못하고 5년 동안 지켜만 봐온 귀신엄마죠.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이 되어 처음 내 딸 서우를 안아보는 그 마음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감격, 애틋함, 미안함, 감사함 등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죠.”

 

‘하이바이, 마마!’에는 다양한 엄마의 사랑이 등장한다. 열 달동안 품고 있던 아이를 단 한 번도 안아보지 못하고 떠나야만 했던 차유리, 5년간 친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며 아이의 성장을 함께한 오민정(고보결), 갑작스러운 사고로 30년 넘게 애지중지한 딸과 생이별한 엄마 전은숙(김미경). 감히 사랑의 크기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중에서도 차유리의 ‘하이바이, 마마!’를 대표하는 엄마로서의 모성애를 그렸다.

차유리의 모성애가 다른 점이 있다면 ‘미안함’이다. 김태희는 “2부 엔딩에서 서우가 탄 그네를 밀어주다 실수로 서우가 떨어진 장면이 있다. 손바닥이 살짝 긁혔을 뿐인데 그동안의 미안했던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했다”고 회상하며 “그래서 ‘엄마가 미안해’를 소리치며 엉엉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49일간 인간이 돼 가족의 곁에 돌아온 차유리는 ‘자리를 찾으면 살 수 있다’는 미션을 받았다. 하지만 ‘서우가 귀신을 보지 않으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진한 모성애를 보여줬다. 인간이 된 차유리를 보며 미동댁은 “기회가 아니라 심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얻은 49일간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49일의 비밀은 ‘한 번이라도 딸을 보고 싶다’던 엄마 전은숙의 소원이었다는 사실이 그려졌다. 차유리의 욕심을 확인하는 게 ‘심판’이었다는 결말이 다소 허무하지는 않았을까. 마지막 회를 보고 며칠 후 다시 한 번 봤다는 김태희는 “귀신일 때부터 사람이 되는 순간을 겪고, 그 후 49일간 사람으로 살며 모든 감정을 다 겪은 후에 유리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죽음을 맞았고, 귀신으로서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5년간 맴돌며 유리가 깨달은 것들은 정말 많았을 거다. 무엇보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내 딸, 서우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미 죽었던 내가 다시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순간순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도 결국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게 모성애의 위대함이 아닌가 싶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태희가 알게 된 교훈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만난 작품이기에 모성애에 관한 공감과 이해도 컸다. 그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잘못되면 다 내 책임인 것 같고,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작품”이라고 의미를 찾았다.

그렇다면 ‘하이바이, 마마!’가 시청자에게 던지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김태희는 “‘떠날 사람을 잘 보내주는 법은 남은 이들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 모든 떠난 이들을 대변해 차유리가 전해준 메시지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아이 한 번 안아보지 못한 유리를 보내고 남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남은 이들의 마음엔 미안하면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반면 귀신이 된 유리가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그들을 5년 동안 봐오는 건 정말 지옥이었을 거예요. 떠난 사람을 잘 보내주는 법은 남은 이들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유리가 대신 전해준 거라 생각해요.”

 

5년 만의 복귀작에서 김태희는 제 몫, 그 이상을 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엄마’ 차유리의 활약에 안방극장엔 웃음과 눈물이 가득했다. 겸허히 이별을 준비하는 굳세고 단단한 모습으로 시청자 가슴 속에 잊히지 않을 캐릭터를 깊이 새겼다. 성공적인 복귀 행보를 보인 김태희는 “당분간은 가족들에게 잠시 맡겼던 집안일과 육아에 집중하면서 개인의 삶을 충실히 그리고 더 성숙하게 살고 싶다”며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좋은 작품을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게 기도하겠다”고 인사했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tvN, 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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