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가수 세정이 경험과 진심을 담아 위로를 전한다.
세정이 17일 첫 미니앨범 ‘화분’을 발표했다. 명품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한 세정의 탄탄한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앨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화분’은 화분에 담긴 작은 생명에게서 받은 감정을 풀어낸 발라드곡이다.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달하고자 하는 세정의 깊은 진심이 전해진다. 투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듣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은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위로. 누군가를 위로하고자 하는 이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위로받고자 하는 이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간다.

세정은 1년 전부터 ‘화분’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촬영하면서 틈틈히 하는 곡 작업이 큰 에너지가 됐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스포츠월드와 만난 세정은 “걱정되고 설레기도 한다”며 “타이틀곡을 제외하고 모두 자작곡이 수록됐다. 처음 선보이는 거라 걱정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2016년 11월 ‘꽃길’로 ‘힐링송’의 계보를 시작한 세정은 지난해 12월 ‘터널’로 음악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제는 앨범으로 보여줄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에 2020년, 첫 미니앨범을 선보이게 됐다.
지금까지 세정이 발표한 곡들은 모두 ‘위로’라는 주제를 관통한다. 더 깊어진 음색과 감성으로 탄생한 ‘화분’ 역시 리스너에게 위로를 전하고픈 마음을 담았다. 세정은 “곡에 위로라는 단어를 항상 가지고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따듯한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꽃길’과 ‘터널’에 악기적 요소 등 최대한 많은 걸 넣으려고 했다면, 이번엔 최대한 덜어놓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담백한 게 좋다”고 베시시 웃어보인 그는 “가사를 쓸 때도 위로, 꿈과 관련해서 쓰게된다”고 말했다. 도무지 ‘사랑’에 관해선 쓸 수 없다고. “경험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고개를 내저어 웃음을 안겼다.
‘화분’ 앨범을 열어보면 우측엔 노랫말이, 좌측엔 한 편의 에세이가 적혀있다. 어떤 마음으로 써내려간 곡인지 짐작할 수 있는 감정과 이야기가 담겼다. 이는 세정이 낸 아이디어다. “중학교 때부터 언젠가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느끼는 건 내 의견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게 생각보다 많이 부끄러운 일이란 거죠.(웃음) 그래서 짧게나마 글을 써봤어요. 곡 설명을 한 두줄에 표현하기란 어렵잖아요. 내가 쓰고자 했던 방향이 가사에 다 담기지 않아서이기도 해요. 많은 사람이 보고 ‘세정이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알아주면 좋겠어요.”

타이틀곡 ‘화분’은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작사, 작곡한 곡이다. 서정적인 멜로디 위로 감성적인 세정의 보이스가 더해져 온기있는 시너지를 탄생시켰다. 선우정아와의 협업은 세정이 오랜 기간 소망했던 일이다. 가수의 꿈을 키우면서 정말 좋아했던 선우정아의 곡으로 오디션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꼭 (선우정아) 선배님 곡으로 작업하고 싶다고 회사에 요청했고, 선배님이 반갑게 수락해 주셨다”면서 “앨범에 들어갈 여러 곡을 받았는데, 누가 들어도 선배님의 곡이 가장 잘 어울렸다”고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배운 점도, 느낀 점도 참 많은 작업이었다며 “가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수록곡에 관한 설명도 어어갔다. ‘오늘은 괜찮아’는 가장 힘든 시절 완성된 곡이다. 누군가의 위로가 힘이 되지 않을 때, 내 자신이 나에게 ‘괜찮아’라고 던진 위로의 한 마디가 자아 큰 힘이 됐다. 그 때의 감정을 적었다. 특별히 애정하는 곡은 ‘스카이라인’. 가장 오랫동안 작업한 곡이자 이번 앨범의 대표격으로 생각한 곡이다.
반면 ‘오리발’은 듣다보니 점점 편안하게 다가온 곡이다. 노랫말도 마음에 쏙 들고, 곡이 담고 있는 의미도 잘 나온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는 “무슨 일이든 한 분야에서 오래 버틴 분들이 가장 대단한 것 같다”며 “오래 한다고 목표가 보이는 것도, 결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발을 움직이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 모습을 응원하면서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금 세정의 ‘최애곡’은 오리발이 됐다.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배우로 드라마 주연을 꿰찼고, 솔로 앨범으로 음악적 역량을 인정 받았다. 손수 써내려간 앨범 속 땡스 투에는 ‘노래도 잘 하고 싶고, 연기도 잘 하고 싶고, 글도 써보고 싶고 의지와 욕심이 넘쳤다’라는 솔직한 고백이 눈길을 끌었다. 세정은 “늘 아쉬움이 따르는 것 같다. 아쉬움이 있어야 성장하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싶었고, 그만큼 놓치는 것도 많았다고.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양한 경험에 포문을 열어놓은 것은 잘 한 일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맘 편히 쉬지 못하는 세정의 평소 모습 때문일지도 모른다. 쉴 때조차 스스로를 가만두지 않는다. 뭔가 하지 않는다면 불안하기까지 하다. 동시에 이것도, 저것도 해보고싶은 욕심 많은 20대이기도 하다. 한 분야에 지쳤을 때 다른 곳에 고개를 돌리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 중 하나다.
“사실 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다른 활동도 그리워지는 시기가 있어요. 노래를 하다 드라마를 보면 갑자기 드라마도 하고싶어지죠. 그러면 뜬금없이 연기 연습을 하기도 해요. 왜 한가지에만 집중하지 못하냐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요.(웃음) 정해진 건 없지만 올해 안에 연기도 다시 도전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계속 준비를 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오더라고요. 앨범도 마찬가지니까 곡 작업도 수시로 해놓으려고 해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세정의 쾌활한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반면 솔로 가수로서의 세정은 조금 차분하고, 담담하고, 부드럽다. 그는 말한다. “아마 저처럼 텐션 높은 분들은 알 수 있을 거예요. 대비되는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죠. 제 모습을 보면서 공감도 하고, 저의 새로운 면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존경하던 선우정아와 콜라보를 성사시켰다. 기회가 닿는다면 평소 즐겨 듣는 노래의 주인공인 데이식스, 심규선, 정승환, 멜로망스 등 남자보컬들과 듀엣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잠들 수 있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는 세정은 ‘화분’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앨범이길 바랐다.
“아침이든 밤이든 힘을 얻고 싶을 때가 있어요. 혹은 오히려 힘을 빼고 싶을 때도 있죠. 그럴 때 듣기 좋은 곡이에요. 나도 몰랐던 감정이 노래를 듣다보면 느껴질 수도 있어요. 문득 자그마한 무언가 때문에 감정이 터져버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 수시로, 때때로 해줘야하는 게 ‘위로’라고 생각해요. 언제나 위로해줄 수 있는 노래가 될겁니다.”
데뷔 4년 차. 가수의 꿈을 이뤘지만, 그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한 시기도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기력함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세정은 당시를 떠올리며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굴레”라고 표현했다.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해야 비로소 에너지가 솟는 그다. 2020년을 맞아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끝으로 그는 “오랜시간 준비해 온 앨범이 많은 분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 수 있는 포문이 되는 앨범이길 바란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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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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