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인기리에 공개되고 있는 유튜브 웹예능 ‘워크맨’이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400만을 넘어섰던 구독자 수는 논란 이후 381만(17일 오후 기준)으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최근 ‘워크맨’ 제작에서 하차한 고동완 PD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17일 고동완 PD는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최근 ‘워크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소상히 해명했다. “이번 ‘워크맨’ 자막 사태로 인하여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글을 시작한 고 PD는 “다만 저의 불찰을 넘어 악의적인 허위사실과 비방이 계속되는 점에 대하여 진실을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먼저 고 PD는 “SBS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자막이나 이미지 관련 업무를 담당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일베에서 만든 고려대학교 로고를 사용, 영상 삽입작업을 한 제작진은 고 PD가 아니며 ▲‘개운지’라는 표현이 사용된 사건(2016년 6월)은 고 PD 퇴사(2016년 2월) 이후 발생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런닝맨’에서 일베 이미지나 용어가 사용된 사건 역시 고 PD와 무관하다며 “관련 논란으로 프로그램을 하차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고 밝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악 의적으로 비방의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된다면 형사고소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알렸다.
“비하의 의도를 담아 자막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한 고 PD는 “특정 극우 사이트를 비롯해 어떠한 커뮤니티 활동도 한 적이 없다”면서 “워크맨 속의 젊은 트렌드 자막들은 제가 아닌 젊은 후배들의 아이디어로 보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전혀 몰랐고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해명했고 “만약 필요하다면 제 개인 접속 기록 서버에 대한 일체의 검증도 수용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검증조차 받지 못하고 쏟아진 추측성 보고와 일방적인 낙인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11일 공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선 ‘워크맨’ 42회 영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영상에서는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이 등장했고, 일각에서는 이 용어가 일베(일간베스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쓰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 PD는 “시청자 여러분들은 알 권리가 있다”며 해당 회차의 제작 과정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삽입된 ‘18개 노무(勞務)시작’ 자막과 관련해 “그 자막은 출연자가 개당 100원인 피자 박스 접기 부업을 132개를 해 13200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장이 잔돈이 없는 관계로 18개를 추가 해 15000원을 맞추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이다. 당시 제작진은 갑자기 추가 잔업을 해야 하는 상황, 즉 말 그대로 ‘욕 나오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18(욕) 개놈의 (잔업) 시작’의 의미로 해당 언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 한자가 병기되지 않으면 욕설이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해당 단어의 한 자를 병기했다”고 했다.
이어 “이전 편에서도 종종 사용되었던 자막인 ‘개노무스키’의 연장선으로 개노무(욕을 연상하게 하는 개놈의)로 이해하길 바랐고, 한편으로는 노무의 원래 의미인 ‘일하여 임금을 벌다’라는 ‘18개 일하기 시작’으로 이해하길 바라는 언어 유희적 효과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 PD에 따르면 ‘워크맨’ 편집 작업은 3명의 편집PD가 각각의 회차를 돌아가면서 개별 편집을 하고, 최종적으로 고 PD가 마무리하는 구조다. 자막 작업 역시 PD들이 각자의 편집 영상에 개별 자막 작업을 하고 고 PD가 최종 검수한다.
그는 “‘18개 노무 시작’이라는 단어는 이전에 후배가 썼던 ‘업무 re 시작’이라는 평이한 자막을 좀 더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기 위한 작업이었다”며 “당시 같이 자막작업을 하던 후배 PD와 뭐가 더 웃길지 한참을 의논했고, 18개라는 욕같은 자막을 영상 속 상황과 연결시켜 노무(노역)라는 언어를 추가하여 ‘18개노무’로 쓰자고 구두로 이야기했다. 이후 담당 후배는 추후 자막 수정 시 ‘18개_노무’로 해당 표현을 띄어쓰기했고, 담당 후배가 이것이 ‘너무 욕 같아 보여서 좀 그렇다’고 해 한자도 추가하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고 PD는 물론, 후배 또한 이 표현이 특정 극우 사이트에서 사용 중인 비하표현으로 오해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고 PD는 “그동안 많은 분이 워크맨을 아껴주셨고 덕분에 제작진인 저까지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고 감사를 전하면서 “지난주 발생한 자막 사태로 인해 ‘워크맨’을 아껴주시고 저를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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