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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초점] 이도희 감독, 이다영 교체하지 않은 이유

입력 : 2020-01-21 06:01:00 수정 : 2020-01-21 09: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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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극복’

 

‘왜 이다영을 교체하지 않나요.’ 프로배구 현대건설은 지난 19일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앞서 시즌 6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선두에 올랐던 현대건설의 뜻밖의 패배는 분명 아쉬움이 크다. 특히 선수 운용에 대한 의문점이 남았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주전 세터 이다영을 교체하지 않고 풀타임으로 출전하게 했다.

 

팬들의 반응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이다영은 최근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에 합류해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어 지난 13일 대표팀 귀국 및 해산 후 소속팀에 복귀해 16일 GS칼텍스전에 출전했다. 그리고 19일 IBK기업은행전에도 출전해 풀타임을 뛴 것이다. 대표팀에 합류했던 이재영(흥국생명) 김희진(IBK기업은행) 등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크다.

 

하지만 선수의 출전은 팀 내부에서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선수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이 있다. 이다영도 마찬가지지만, 출전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고 있고, 현대건설의 경우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다. 이다영이 부상으로 빠지면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다영의 성장’이다. 이다영의 최대 약점은 ‘압박감’이다. 이도희 감독은 “압박감을 느끼며 플레이하면 토스에 힘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번 올림픽 예선을 치르면서 한뼘 더 성장했지만, 그것이 온전히 이다영의 것이 아니다. 잠재력이 있기에 더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외국인 선수 헤일리 스펠만이 극도로 부진했다. 공격 성공률 25.81%, 10득점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크게 흔들리면서 팀 전체 밸런스가 무너졌다. 이러한 경기가 정규리그 우승 경쟁 상황이나, 플레이오프 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오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세터인 이다영은 이런 상황을 이겨내고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습득해 간다면 더 좋은 세터로 발전할 수 있다. 더불어 현대건설 역시 우승을 향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현대건설은 이날 패배에도 여전히 승점 36(13승4패)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위 인삼공사(승점 19)와의 격차는 무려 17점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안정권에 들어왔고,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눈앞의 1승이 아니라, 선수의 성장에 있다.

 

물론 이도희 감독 역시 선수를 고르게 활용하고, 백업을 탄탄히 다지는 부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전 선수 기용을 두고 무작정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대건설도 다 계획이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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