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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연예:봄] “시도했을 뿐 사재기 NO”…해명만 쌓여가는 ‘음원 사재기 의혹”

입력 : 2020-01-10 12:00:00 수정 : 2020-01-10 13: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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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의혹은 짙고 범인은 없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해명은 산처럼 쌓이고 있다. 해를 넘어온 ‘음원 사재기 의혹’은 아직도 안갯속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사재기 의혹을 수면위로 드러낸 건 가수 박경이었다. 지난해 11월 “사재기 하고 싶다”며 동료 가수들을 언급한 박경의 SNS글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박경의 SNS글과 지난 4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통해 ‘사재기 가수’로 지목받은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닐로 등의 가수들은 방송 이후 참담함과 억울함을 함께 호소하며 SNS와, 소속사, 기자회견 등을 통해 수차례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의혹’만 무성한 가운데 8일 오후 정민당 창당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수 송하예 소속사 더하기미디어의 음원 사재기 시도 증거를 제시했다. 사진에는 지난해 5월 25일 앤스타컴퍼니 관계자(홍보 대행사)가 컴퓨터 화면 2대에 송하예 노래 ‘니 소식’을 연속으로 재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니 소식’의 음원 순위는 이 영상이 촬영된 뒤 각종 음원 차트에서 수직 상승해 멜론 2위까지 올랐다.

 그러자 송하예 측은 이번에도 “어떠한 사재기 작업도 진행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앤스타컴퍼니와도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 이에 앤스타컴퍼니 측은 “해당화면은 테스트 시연 장면”이라고 해명하며 “이 방법으로는 사재기를 통한 차트 순위조작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앤스타컴퍼니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60개의 ‘녹스앱플레이어’로 한 ‘스트리밍을 테스트 시연’이다. 이러한 스트리밍이 ‘무모한 행위’라는 걸 판단하고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혹을 부풀린다. 공개된 장면은 지난 4일 ‘그것이 알고싶다’에 등장한 사재기 시도 영상과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의심을 거둘 수 없는 이유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오후 열린 ‘제9회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받은 윤민수는 “요즘 많은 오해와 억측을 받는, 맨정신으로는 살 수 없는 윤민수”라고 자조적인 소개를 하면서 “바이브는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 우리 회사 메이저나인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많은 오해와 억측을 받고 있는데, 당당하게 지금 하던 대로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의혹에 정면돌파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수많은 가수가 ‘사재기 근절’을 호소했다. 이날 수상자로 자리한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은 “2020년에는 우리를 포함한 모든 아티스트들이 공정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최근의 논란을 간접 언급하기도 했다. 윤민수, 임재현 등 의혹을 받는 가수들과 ‘정정당당’을 주장하는 가수들이 한 자리에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현장이었다.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도 “(노래를) 듣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가수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창모의 ‘METEOR’은 각종 음원사이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일 창모는 “1등하면 축하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오해를 받고 있다. 신경 끄려고 해도 기분이 안 좋은 건 사실”이라며 “떳떳하게 1위 해도 오해받을 바엔 그냥 내려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내면 “혹시 기계(음원 사재기)?”라는 의심을 하게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수많은 리스너들의 선택을 받아 차트 상위권에 오른 노래를 ‘나도 한 번’ 들어보고자 했다면, 이제는 ‘믿고 거르는’ 상황이 됐다. ‘정정당당’은 사라진지 오래, 반면 ‘조작’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슬픈 현실이다.   

 

 지난해 사재기 의혹을 받은 일부 가수들의 진정서에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사재기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과 직접 사재기를 제안받은 가수들의 고백도 수없이 나왔다. 그럼에도 뜨뜻미지근한 결과뿐. 수사당국의 적극적인 수사가 촉구되는 시점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세계일보 DB, 정민당, 앤스타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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