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음원 강자’ 장범준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만나 제대로 된 ‘역주행’을 완성시켰다.
지난달 23일 발매 직후 엠넷, 벅스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이하 ‘흔꽃샴푸’)는 꾸준한 입소문에 힘입어 차근차근 차트 순위를 올렸다. 그리고 공개 한 달만인 이달 23일 멜론, 지니, 플로까지 다수의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의 차트를 석권했다. 장범준의 음원 파워와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멜로가 체질’이 성공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진짜 역주행이란 무엇인지 당당하게 증명한 것이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그 중에서도 드라마 감독 손범수(안재홍)와 드라마 작가 임진주(천우희)의 통통튀는 멜로라인이 시청자들의 웃음과 설렘을 자극한다. 드라마의 OST ‘흔꽃샴푸’는 손범수의 전 연인이 직접 작사한 사랑 노래로 등장한다. 과거에 대한 기억 때문에 이 곡을 듣기만 하면 우울해지는 손범수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른 곡. 장범준의 원곡은 초기 버스커버스커의 감성과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만나 자연스러운 멜로 감성을 형성한다.
최근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병헌 감독 역시 배경 음악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많은 곡 중에서도 장범준의 노랫말과 목소리가 ‘멜로가 체질’에 제격이라는 시청자들의 평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극 초반 장범준만의 독특한 음색이 드라마에 삽입되자마자 시청자들은 단번에 그의 목소리를 알아챘다.
“음악 감독님이 잘 해주셨다”고 입을 뗀 이 감독은 ‘흔꽃샴푸’를 향한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5개월 전 가이드를 듣고 너무 좋았다고 밝히며 “대본에 앞줄 가사를 써두고 그에 맞춰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장범준 씨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들려줬는데 너무 좋았다. ‘장범준이 장범준 했구나’ 싶었다”고 곡을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또한 원곡의 멜로디가 너무 좋아 침범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은 ‘가사에 맞춰 대사 수정하기’였다. 이 감독은 “내 대사에 노래가 따라오는 게 아니라 내가 장범준 씨의 음악을 따라갔다. 노래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9월 21일 ‘흔꽃샴푸’는 배우 버전과 발라드 버전으로 각각 리메이크됐다. 안재홍과 천우희가 직접 가창에 참여한 ‘흔꽃샴푸’ 배우 버전은 길고 긴 썸을 너머 연인으로 발전한 두 인물의 조심스럽고도 설레는 감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12회 엔딩에 들어간 발라드 버전은 tvN 드라마 ‘남자친구’,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의 OST 작업에 참여한 가수 사야와 신인가수 재연의 목소리로 재탄생해 원곡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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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화네트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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