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빠지는 유인구도 안타로 만들어요. 답이 없습니다.”
외국인 타자에 대한 기대는 국내 선수와 천지 차이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한 방’은 팀에 승리를 안기고 상대에겐 공포를 전파한다. 반면 그들을 상대하는 포수들은 더 신중하게 투수와 사인을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열 개 구단 주전 포수들이 뽑은 최고 외인 타자는 누구일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이는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다. 약점이 많아 보이지만 포수들이 체감한 페르난데스의 타격은 공포 그 자체다. 코스나 구속, 구종 등 투수가 가진 모든 요소와 포수로서의 역량을 활용해 페르난데스의 허점을 노렸는데 빈틈을 찾지 못했다. 더 무서운 건 한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까지 각 구단 안방마님들조차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SK 이재원과 키움 이지영은 “컨택 능력 자체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페르난데스는 스윙의 결이 좋아서 배트에 공이 빗맞아도 안타가 되더라”며 “기본적으로 안타를 만드는 능력 자체가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KT 장성우는 “초반엔 사실 약점이 엄청 많아 보였는데 절대 칠 수 없는 공을 던져도 다 친다. 스윙 매커니즘이 맞지 않아도, 배팅 포인트가 빠르거나 느려도 결국 다 안타다. 답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LG 유강남과 롯데 나종덕, KIA 한승택도 “페르난데스는 기존 외국인 선수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컨택도 되는데 파워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데스가 ‘알 수 없는’ 타자라면 키움 제리 샌즈는 ‘알고도 무서운’ 선수다. 페르난데스에 비해 공을 맞추는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샌즈의 파워 자체가 압도적이다. 중요한 건 실투에 대한 두려움이다. 투수와 포수가 샌즈와 정면 승부를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다. 박병호와 앞뒤 타순으로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는 건 덤이다.
NC 양의지는 “샌즈는 다른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장타력이 정말 좋다. 홈런을 많이 만들 수 있는 타자여서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털어놨다. 한화 최재훈도 “샌즈는 주자가 누상에 나가있을 때 타석에서 더 집중하는 타자다. 그것만으로도 공략이 쉽지 않은데 장타력이 있기 때문에 실투가 나오면 홈런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승부가 결코 쉽지 않다”며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밖에 두산 박세혁은 “러프와 로하스는 꼭 우리랑 할 때 잘한다. 분명 약점이 있고 답이 있는데 그 답으로 향하는 과정에 안타를 맞는다“고 웃어보였다. 삼성 강민호는 “같은 팀 선수까지 포함할 수 있다면 러프다. 러프는 예전부터 변화구에 속지도 않고 정면 승부하면 꼭 장타를 치더라”고 떠올렸다. 시즌 종료가 임박할수록 외인 선수들에 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명확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탓이다. 다만 페르난데스와 샌즈, 러프, 로하스 등 한국 무대에서 통하는 예시는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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