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예쁨 받고 싶어요.”
누구에게나 그렇듯 첫 사회생활은 ‘긴장’의 연속이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적응이 쉽지 않다. 어설픈 부분이 보이기 마련. 배워야 할 것도, 조심해야 할 것도 산더미다. 거인군단의 막내 서준원(19)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준원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생소한 부분이 많았다. 야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 생활하는 것까지, 아마추어와 프로는 확실히 달랐다.
“(박)진형이형이 제겐 동아줄이에요.” 다행히 서준원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선배 박진형이다. 휴대폰 단축번호 3번에 저장돼 있다. 부모님 다음이다. 그만큼 자주 연락을 취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궁금하거나 모르는 것이 생기면 주저 없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미리 확인을 받는 차원도 있었다. 서준원은 “진짜 많이 할 때는 하루에 4~5번까지도 연락했던 것 같은데, 그때마다 진형이형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셨다. 감사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처음부터 도움을 요청한 것은 아니었다. 초반에는 자신이 잘못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꾸지람을 듣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자신의 미숙한 행동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다. 그러다 “모르는 것은 선배에게 물어보라”는 조언을 듣고 박진형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기억나는 질문이 있을까. 서준원은 “원정 숙소에 있다가 사우나를 가려 하는데, 팀 훈련복과 슬리퍼를 신고 나가도 되는지 여쭤본 적이 있다”고 껄껄 웃었다.
프로 첫 시즌. 서준원에겐 모든 것들이 경험의 연속이다. 마운드 위에서든 아래서든 욕심을 내기 보다는 한 단계씩 밟아 나가겠다는 각오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선 머리를 짧게 자른 것 또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서준원은 “내 자신이 너무 나태해진 것 같더라.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머리밖에 없어서 잘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준원은 “예쁨 받는 후배가 되고 싶다. 많이 가르쳐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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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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