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영화가 잘 안 돼도 좋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취중 진담일까. 비(본명: 정지훈)가 영화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본인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이 개봉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비는 25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술 한잔 마셨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가 잘 안 되도 좋습니다. 하지만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라며 흥행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해당 게시물이 화제가 일자 인스타그램의 내용은 수정됐지만 트위터는 원문이 남아있는 상태다.
‘자전차왕 엄복동’(이하 ‘엄복동’ 김유성 감독)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됐던 실존 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비는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제패한 엄복동 역을 맡았다. 3·1절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흥행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가 노심초사인 이유는 뭘까. 영화의 실존 인물인 엄복동이 당시 자전거 절도 혐의를 받은 바 있어 영웅화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다. 무리하게 애국 심리에 기댔다는 비판이 개봉 전부터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일자 김유성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 뒤 알게 됐고 부분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취지를 답변을 내놓으면서 한 발짝 물러섰다.
또 한 가지. 비가 그간 흥행과 거리가 멀었다는 점이다. 비는 2003년 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를 비롯해 ‘풀하우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영화계 흥행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2006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해 2008년에는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할리우드에 도전장을 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후에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이번 ‘엄복동’의 제작비가 100억이 넘는 대작으로 손익분기점을 400만명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의 부담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번엔 어떨까. 비는 “영화가 별로일 수 있다”며 자조 섞인 자평을 내놨다. 하지만 “밤낮으로 고민하고 연기 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다.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란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엄복동’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결국 영화는 픽션이다. 비의 취중 진담이 엄복동 논란을 오히려 잠재울 수 있는 진심으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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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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