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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김선형 연봉 조정 신청…5년 전 양동근은 '희생' 택했다

입력 : 2017-07-04 18:40:58 수정 : 2017-07-04 19: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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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 기자] 김선형(29·SK·사진)이 프로농구 비시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소속팀과의 연봉 협상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보수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고, 연봉 조정 신청까지 갔다. 이 장면은 정확하게 5년 전 양동근(36·모비스)의 연봉 동결과 오버랩이 되는 묘한 상황이다.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선수 등록 마감시한인 지난달 30일 KBL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김선형은 보수 총액(연봉+인센티브) 7억9000만원을 요구했고, 반면 소속팀 SK는 6억5000만원으로 동결안을 제시했다. 서로 기준이 달랐고, 때문에 입장 차이가 컸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51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5.1점 6.0도움 3.1리바운드 1.7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고, 국내 선수 최고 수준이다. 충분히 고액 연봉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하지만 SK 측에서는 리그 7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 성적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KBL은 조만간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선형과 SK에 대한 보수 조정 심의를 할 예정이다. KBL 역대 23번째이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KBL은 대부분 선수 요구액과 구단 제시액의 중간 금액으로 조정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SK는 이미 김선형을 제외한 15명 선수와 계약하며 16억900만원을 썼다. 23억원의 샐러리캡까지 남은 액수는 6억9100만원이다. 만약 KBL이 관례대로 중간 금액인 7억2000만원으로 연봉을 조정한다면, SK는 셀러리캡을 초과한다.

이 장면은 5년을 거슬러 올라가 양동근의 행보와 오버랩이 된다. 양동근은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모비스와 연봉 동결에 도장을 찍었다. 모두가 의아해 했다. 그는 2011∼2012시즌 총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37분2초를 뛰면서 14.93점 6.0도움 3.2리바운드 1.5가로채기를 기록했다. 그는 당시 함지훈의 공백(군 복무)으로 팀이 어려운 시점에서도 탁월한 리더십으로 팀을 5위로 이끌었다. 여기에 시즌 막판 함지훈이 전역 후 복귀하자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팀을 4강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유력했지만, 그는 “새로 영입한 문태영, 전역한 함지훈, 그리고 나까지 팀 연봉의 70%를 차지한다. 동료 9명의 연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희생을 감수했다.

프로에서 연봉은 선수의 명예이자 자존심이다. 구단 역시 활약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 그러나 때론 돈보다 희생의 가치가 선수의 자존심과 명예를 드높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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