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조원우 감독은 계약 2년째 마지막 시즌이다. 2016시즌 전 2년 계약으로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첫 해 실패했다. 8위에 머물렀고 롯데는 2013년 이후 4년 동안 가을야구의 들러리가 됐다. 2015시즌 후 이종운 전 감독이 한 시즌만에 경질될 전례가 있어 시즌 후 감독 거취에 대해 많은 전망이 있었지만, 롯데는 2년 연속 경질에 대한 부담 탓에 조원우 감독을 믿어보기로 했다. 한 마디로 올해 성적에 따라 재계약이 걸려있다.
“꼭 재계약하게 해드려야죠.” 지난해 말 조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들인 김원형 수석 및 투수코치의 다짐이다. 말 속에는 뼈가 녹아있다. 무언가 성과가 필요하다는 내외부의 시선이 느껴진다. 감독 재계약은 안정적인 팀운용의 지속을 의미한다.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벌써 4년째 가을의 소외자다. 주전선수들조차 10월 중순부터 개인훈련, 혹은 마무리캠프를 떠나는 게 익숙해졌다. 한 선수는 “속상하다. 남들은 가을야구를 하는데 우리는 훈련하고 있으니 창피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선수는 “올해도 못가면 5년째다. 더 이상 이어지면 가을야구에 대한 의지가 없어질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패배에 익숙해진다는 의미다.
프런트로서도 위기다. 관중감소 추세가 계속 하락세다. 2001∼2007년 암흑기 이후 첫 4강에 진출한 2008년부터 꾸준히 100만 홈관중을 돌파한 롯데는 4강에 탈락하면서 비인기 구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해 홈관중 집계는 85만여명, 4년 연속 100만관중 달성에 실패했다. 마케팅팀은 매년 겨울 관중몰이를 위한 아이디어를 놓고 고심하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각종 이벤트는 성적이 날 때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유인일 뿐이다.
그래도 올해는 천군만마가 가세했다. 이대호가 합류하면서 꺼져가는 오프시즌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황재균이 이탈했고, 새로 영입한 외인의 커리어가 부족해 아쉬움이 크지만, 이대호의 존재감 덕에 시즌 개막을 맞이하는 기대감이 크게 상승했다. 2017년 롯데는 벼랑 끝에 몰려있다. 그 결과에 따른 후유증은 그 어느때 보다 명확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가 와도 안된다’는 인식은 관중동원에 치명적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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