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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복은 없어요"…내년 겨울 이승엽은 우리 곁을 떠난다

입력 : 2016-12-13 06:00:00 수정 : 2016-12-13 09: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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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멋지게 떠나고 싶습니다.”

삼성팬을 넘어 프로야구팬에게는 속상한 발언이지만, ‘박수를 받을 때 떠나고 싶다’는 이승엽(40·삼성)의 생각은 확고했다. 2017시즌이 현역 마지막 한 해임을 못박았다.

12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휘슬러 코리아 일구회 시상식에서 이승엽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현역 최초로 일구대상을 수상하며 시상대에 올랐다. 이승엽은 “올 한 해만 잘했다고 주는 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활약해온 점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시상식 후 이승엽은 진솔하게 말을 했다. ‘2017년이 마지막 시즌이 될까’라는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승엽은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마흔둘이다. 어린 선수에게 지고 싶지 않고 이기고 싶은 강한 마음으로 맞이하겠다”고 하면서도 “은퇴 번복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도 이승엽은 삼성의 중심타자였다. 타율 0.303(542타수 164안타) 27홈런 118타점을 올렸다. 팀내 타점 2위, 홈런 2위, 최다안타 3위 등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KIA로 FA 이적한 최형우의 이탈 등으로 인한 타선공백이 수년간 이어질 지 모르고, 이승엽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2015시즌 후 2년 FA 계약을 맺은 뒤 은퇴시점을 정했지만, 팀상황이 여의치않아 은퇴번복을 바라는 팬들도 많다. 본인도 잘 알고 있지만, 이제와 은퇴를 미루는 것은 후배들을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는 게 프로 22년차 ‘국민타자’의 결론이다.

이승엽은 “내가 빠져줘야 어린 선수들이 올라올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있었다”며 “아쉽지만 평생 선수를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래서 선택을 내렸다”고 말했다.

마지막임을 알기에 어정쩡한 활약은 싫다. 지명타자가 아닌 주전 1루수가 되고 싶은 이유다. 이승엽은 “홈런하면 이승엽이라는 말은 있지만 홈런만 잘치는 타자가 아닌 야구를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국내 복귀 후 5년을 했는데, 1루수로 뛴 적이 별로 없다. (수비까지 다 해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마무리가 좋은 선배는 많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며 “실력이 없어서 그만두는 게 아니라 그만둘 때가 되어 그만두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2017시즌 이승엽은 1995년 데뷔한 뒤 일본생활 8년을 포함 23년차가 선수가 된다. 이승엽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야구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이승엽이 12일 일구대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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