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고 기는 대학선수들조차 쉽게 부름 받을 수 없는 KBL 신인드래프트. 이 어려운 확률을 뚫고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일반인 선수들이 탄생했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한 김준성(명지대 졸·2라운드 9순위), 오종균(일본 후지대·2라운드 10순위) 조의태(중앙대 졸·4라운드)가 각각 SK, 모비스, 오리온의 부름을 받았다.
김준성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고배를 마신 선수다. 하지만 농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바리스타, 농구 강사, 장례식장 매니저 등 다른 일을 하면서 새 길을 걸으려 했지만 자신의 길은 결국 농구였다. 김준성은 올 해 봄 일본 놀러맨드 이글스라는 실업팀에서 뛰며 드래프트를 준비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마침내 그 꿈을 이루게 됐다.
김준성은 “아예 마음을 비우고 왔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소감 준비도 못했다. 놀러맨드에서 체육관, 숙소도 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던 기억이 난다. 이번이 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 프로에서 살아남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김선형의 백업 자원이 필요했는데 준성이가 2년 전보다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 지명했다. 슈팅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선수가 가진 절실함이나 발전 가능성을 보면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종균 역시 사연이 많은 선수다. 명지대 1학년 시절, 팀 내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해 어린 마음에 농구를 그만두고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동기들이 대학 무대에서 하나둘씩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 열정이 다시 끓어올랐고 일본 유학을 통해 농구공을 다시 잡았다. 일본어, 대학 공부, 농구를 병행하느라 힘든 나날이 이어졌지만 농구에 대한 애정을 자분 삼아 두 번째 포기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가 모비스행으로 이어졌다.
오종균은 “장재석(오리온) 등 동기들이 프로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절대 농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일본에서 외롭고 힘들었지만 농구에 대한 간절함 하나 만으로 버텨왔다. 모비스에서 반드시 인정받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극적으로 지명을 받은 선수도 있다. 4라운드 들어 대부분의 팀이 지명을 포기한 가운데 10순위였던 모비스가 주긴완(명지대)의 이름을 불렀다. 주긴완은 홍콩에서 귀화한 선수로, 열아홉 살에 농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화제를 모았다.
김준성(왼쪽) 오종균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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