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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다” 염경엽, 넥센과 함께한 5년 간의 발자취

입력 : 2016-10-17 22:56:02 수정 : 2016-10-17 22: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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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혜진 기자] 넥센과 염경엽 감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함께한 시간만큼 어느덧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 있었다. 5년간의 동고동락은 준플레이오프 탈락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둘의 만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넥센은 작전 주루코치였던 염경엽을 신임감독으로 선임했다. 이광환, 김시진 감독에 이어 넥센의 세 번째 감독이었다. 다소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선수시절, 그리고 은퇴 후에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염경엽 감독이었다. 당시 이장석 대표이사는 “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염 감독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선수단과의 소통은 물론 젊은 선수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팀 체질을 바꾸어 놓았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넥센은 염 감독을 만나, 염 감독은 넥센을 만나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우려와는 달리 염 감독은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고, 이후로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꼬박꼬박 초대받았다.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에까지 진출했다. 전술 싸움과 지략 대결에 뛰어나다고 해서 염경엽에게 삼국지 제갈량에 비유한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넥센은 이런 염 감독의 공을 인정해 2014년 말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시점임에도 3년 재계약을 하기도 했다.

평화롭던 넥센 구단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7월이다. 이장석 대표이사와 남궁종한 부사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개인은 물론이고 구단 역시 체면을 구기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일명 ‘찌라시’ 등을 통해 염경엽 감독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염 감독이 직접 나서 근거 없는 소문이 계속 되면 모든 것을 놓고 떠나겠다는 폭탄발언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염 감독은 결국 17일 준플레이오프 탈락을 마지막으로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오늘은 할 말이 조금 많다”고 운을 뗀 뒤 “그동안 뜨거운 성원 보내준 팬들께 감사하다. 넥센 감독으로 (가을야구에 오른) 4년 동안 우승을 못 이룬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2014년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이 가장 아쉽고 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스스로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실패의 책임은 감독인 제게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염 감독은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이장석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감독으로의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이 같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마음은 항상 간직하겠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지금부터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고 채워가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넥센과 함께한 5년 동안 제 야구인생에 있어 정말로 많은 것들을 얻었고, 또 많은 경험을 했다. 우리 스태프, 선수들과 함께해 행복했다”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잠실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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